'위험한 브로맨스'에 서방 촉각…"北 대가 치를 것"

북러 정상회담 12일 열리나…촉각 곤두세운 서방
美 정부 곧바로 경고 "北 무기 지원, 대가 치를 것"
美 전문가 "한미일 맞서 북중러 정상회담 가능성"
  • 등록 2023-09-06 오후 6:01:10

    수정 2023-09-06 오후 7:11:04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서방 진영이 경계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엄중 경고한 직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러 밀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 남자의 ‘위험한 브로맨스’에 한미일과 북중러의 동북아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제공)


“위험한 브로맨스, 세계 위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북한의 러시아 군사 지원에 대한 북러 논의가 활발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북한이 무기를 지원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이 전날 정상회담 가능성을 사실상 확인한데 이어 설리번 보좌관까지 나서 비판 대열에 가세한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오는 10~13일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기간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급부상한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블룸버그가 재차 타전한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푸틴 대통령이 오는 12일 EEF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확인하면서, 두 정상간 회담은 12일 이뤄질 게 유력해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매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EEF 행사를 동아시아 지역 국가 정상들과 만남에 자주 활용해 왔다. 지난해 9월 5~8일 열린 EEF 행사 때는 7일 본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무기 지원을 검토하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김정은의 마음 속에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지도자는 이를(러시아의 무기 지원 요구를) 정상급 대화로 연결하는 잠재적인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무기 지원은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한층 괴롭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전황에 영향을 줄 만큼 충분한 무기를 확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방 진영은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김정은과 푸틴 사이에 싹트는 브로맨스는 전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며 “국경을 맞댄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군사적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둔 국가 북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천천히 문을 다시 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수년간 고립을 선택하면서 쌓인 비용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만큼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이 보유한 122㎜ 포탄과 152㎜ 포탄, 122㎜ 로켓 등 소련제 탄약과 무기가 필요하고 북한 입장에서는 핵 추진 잠수함(핵잠), 정찰 위성, 전술핵탄두 개발 완성과 실전 배치 등을 위한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 나라간 거래는 그 이유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북한은 핵잠을 대미 협상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은 열악한 경제 사정 탓에 현금과 식량, 기계 등의 물품들이 급히 필요하다.

美, ‘핵 억제’ ICBM 시험 발사

미국은 이와 함께 ICBM 시험 발사 소식까지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오후 11시 47분부터 6일 오전 5시47분 사이에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ICBM 미니트맨Ⅲ를 시험발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시험발사 프로그램의 목적은 핵전력의 준비 태세를 입증하고 핵 억제에 확신을 주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측은 이번 시험은 수년 전부터 계획했다고 전했지만, 미국이 북러 무기 거래 추진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국방부는 “미국 정부가 표준절차에 따라 헤이그 행동규약에 의거해 발사 계획을 기존 양자 의무대로 러시아에 미리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그 직후 미국의 ICBM 시험발사 훈련 계획을 긴급 보도했다.

북러 정상회담은 한미일 3국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와중이어서 더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한미일 밀착에 맞서고자 북중러가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3자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알렉산드르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교수는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 웨비나를 통해 “미러, 미중 관계가 지금 궤도대로 계속 간다면 향후 김정은, 시진핑, 푸틴이 3자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북러 관계가 매우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해서 지지한 점을 고려해 러시아가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인 오는 9일(9·9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고위급을 북한에 보낼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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