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쫓겨난 비트코인 채굴자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세계 각지 떠돌던 中채굴업자들 에티오피아에 정착
저렴한 전기료·온건 규제 등으로 '기회의 땅' 급부상
르네상스댐 변전소 인근에 화물 컨테이너 몰려 들어
中과 우호관계 유지·아프리카서 中위상 격상 등 영향
  • 등록 2024-02-08 오후 3:43:42

    수정 2024-02-08 오후 3:43:4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에티오피아가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2년 전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쫓겨나 값싼 전기료와 온화한 규제를 찾아 세계 각국을 떠돌던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아프리카에 정착했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는 2022년부터 암호화폐 거래를 공식 금지했지만, 채굴은 허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봄부터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과 연결된 변전소 근처에 화물 컨테이너가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고, 컨테이너 안에는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컴퓨터가 쌓여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에티오피아의 전력 공급을 독점하는 국영기업은 비트코인 채굴업자 21명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19명이 중국인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전력을 끌어내기 위한 48억달러 규모의 댐 건설을 돕기도 했다.

채굴업자들이 에티오피아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관료들을 적극적으로 로비한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포함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아프리카에서 70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와 더불어 약 150억달러를 각국에 빌려줬다.

아울러 에티오피아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과 우호 관계를 강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를 베이징에 초대해 양국 관계를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기후변화 대응 및 전력 부족으로 세계 대다수 국가는 비트코인 채굴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는 상황에서 에티오피아는 채굴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오아시스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유엔의 연구에 따르면 2020~2021년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된 전력의 3분의 2가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전력의 92%는 재생가능 에너지인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되며, 해발 2400m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평균 기온은 비트코인 채굴에 가장 이상적인 온도로 알려진 5~25℃를 충족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채굴업자들은 에티오피아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텍사스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카자흐스탄과 이란 등을 예시하며 비트코인 채굴 및 이에 따른 전력 사용이 급증할 경우 중국 채굴업자들과 에티오피아 양측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카자흐스탄과 이란도 처음엔 중국 업체들의 전력 사용 및 비트코인 채굴을 허용했으나 이후 에너지 사용과 관련해 국내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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