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조민정 기자]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별세 3주기와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둔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기흥 캠퍼스를 찾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복권 후 첫 외부공식 행보로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은 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격차’ 기술 리더십과 이를 위한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행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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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진행한 경영진 간담회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반도체 등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첨단 공정 개발 현황,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했다.
기흥 캠퍼스는 1983년 삼성 반도체가 처음 걸음마를 뗀 곳이다.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이곳에 지어지는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연구·생산·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첨단 복합형 연구단지로,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하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다. 향후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도할 핵심 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시작한 사업인 데다, 삼성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된 만큼 이번 이 회장의 방문 의미는 남다를 것”이라며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토대로 삼성은 기술개발과 빠른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전략을 점검한 뒤 곧바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