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공매도 응징한 개인 눈치보는 美 헤지펀드

작년 美 개인, 계좌 1500만개 만들어
작년 공매도 비중 40%↑ 주식, 7개 불과
'게임스탑 공매도' 트라우마로 풀이
美 헤지펀드 85%, 개인 거래 추적 중
  • 등록 2022-01-17 오후 5:09:59

    수정 2022-01-17 오후 5:09:59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매니저 등 투자의 ‘프로페셔널’들이 개인 투자자 등 ‘아마추어’의 눈치를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양적 성장을 거듭했을 뿐만 아니라, 공매도와 관련해선 실제로 주도권을 쥔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덤 머니’(dumb money·눈 먼 돈)라 무시당하던 개인의 위상이 달리진 것이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JMP증권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0년에만 약 1000만명의 개인 투자자가 증권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엔 1500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개인은 상장지수펀드(ETF)만 2920억달러(약 384조원)어치를 사들였다. 2019년 대비 7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WSJ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대거 유입된 신입 투자자들이 돈을 많이 잃은 것도 사실이지만 시장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기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주식을 산 날은 총 8일, 모두 지수가 1.3% 이상 하락했을 때다. WSJ는 “여러 학술 논문 등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 유동성을 제공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전문 투자자들보다 우위를 점한 분야도 있다. 전문 투자자 영역으로 여겨지는 공매도다. 공매도는 상승에 베팅하는 일반적인 주식 거래와는 반대로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를 말한다. 레딧의 소모임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는 작년 초 게임스탑과 AMC 등 공매도 비중이 높은 주식을 대거 사들여야 한다고 서로 독려하고 실천했다. 이에 투자 전문가들은 하락을 전망했던 주식들이 오르자 공매도 포지션을 버리며 ‘항복’을 선언했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이 과정에서 큰 손실을 봤던 경험은 전문 투자자들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데이터 분석 회사인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공매도 비중이 40% 이상인 주식은 7개에 불과했다. 작년 초엔 19개였고, 2020년 초엔 40개였다. 공매도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단 S3 파트너스의 이번 분석 대상은 상장 후 적어도 1000만달러(약 119억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가 있었던 주식으로 한정된 것이다.

S3 파트너스 측은 “모든 헤지펀드의 마음 한 켠엔 ‘나는 밈 주식(Meme stock·게임스탑 등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의 반대 편에 서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거래 행태는 전문가들이 투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설문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헤지 펀드의 약 85%와 자산 운용 매니저 42%가 현재 개인들의 거래 행태를 추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JP모건은 작년 9월 개인들이 어떤 주식을 사고 팔 가능성이 있으며, SNS에서 어떤 부문과 주식이 화제가 되고 있는지 등을 묶은 데이터 상품을 출시했다. JP모건 측은 “전문 투자자라면 개인의 자금 흐름은 더이상 무시해선 안 된다”며 “완전히 새로운 투자자 집단이 출현했고, 주제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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