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인리조트서 아베와 골프회동…공직자윤리 논란

  • 등록 2017-02-09 오후 1:41:01

    수정 2017-02-09 오후 2:01:23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그가 소유한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별장 마라라고에서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있는 모습.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정상회담 하루 뒤인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본인 소유 별장 ‘마라라고(Mar-a-Lago)’에 초청해 골프 라운딩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 현지 언론은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공직자 윤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마라라고는 트럼프가 ‘겨울의 백악관’이라고 부르며 아끼는 호화 리조트다. 지난 주말 취임 후 첫 휴가 때도 이곳을 찾았다. 문제는 비용이다.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리조트의 비용을 일본 정부가 지불한다면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이와 관련해 “이번 여행의 비용을 누가 댈 지는 모른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일본 정부가 비용을 낸다면 미 정부 관료는 의회의 승인 없이 외국으로부터 비용이나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규정을 위반해 벌금을 물 수 있다.

WSJ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트럼프가 아베를 초청함으로써 숙박료나 라운딩료를 따로 받지 않는 것”이라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행사를 하는 것 자체로 정치적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등 트럼프에 반대하는 사람은 부동산 재벌 출신인 그가 대통령직을 자신의 사업 확대에 활용할 것이란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2009~2011년 오바마 행정부의 수석 윤리 법률고문으로 일한 노먼 아이젠은 “이번 초청으로 트럼프가 그가 소유한 회사와 완전히 분리돼야 하는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고 지적했다.

역대 미 대통령은 미국을 찾은 외국 정상에 백악관 인근의 브레어 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해 왔다. 이따금씩 미 대통령 전용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도 초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초대로 이곳을 찾아 골프 카트를 직접 운전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도 트럼프처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자신이 소유한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 초청했지만 회비가 10만~20만 달러인 마라라고와는 성격이 다르다.

트럼프와 그 가족은 최근 잇따라 가족 기업과 대통령직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추궁당했다. 트럼프는 8일 대통령 트위터 계정으로 딸 이방카 트럼프의 패션 브랜드 입점을 철회한 백화점 노드스트롬을 비난했다. 또 하루 전에는 부인 멜라니아가 7일 자신이 모델로 활동할 당시 성매매했다고 보도한 영국 데일리메일에 손해배상 소송을 내며 소장에 ‘수십만 달러를 벌어들일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다’고 기술하며 마치 대통령직이 수입의 기회인 것처럼 묘사해 구설수에 올랐다. WSJ은 앞서 “그와 그의 가족이 직·간접적으로 얽힌 500여 사업체의 이해상충 문제가 잠재적인 불씨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후 그가 소유한 기업의 공식 직함에서 물러났지만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차 머물고 있는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트럼프 소유 고급 리조트 ‘마라라고’의 물 위에 경비 보트가 주위를 감시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채수빈 '물 오른 미모'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