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단 생존이 우선"…스타트업·클라우드 투자 '꽁꽁'

연준 긴축→침체 우려…2분기 對스타트업 투자 20%↓
VC, 현금확보·비용절감 등 "살아남아라" 조언 잇따라
클라우드 투자도 ‘뚝’…경제활동 재개→수요감소
현금보유 등 경기침체 극복 여부 선별작업도 영향
  • 등록 2022-05-30 오후 4:50:27

    수정 2022-05-30 오후 9:21:3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최근 기술주 폭락,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업계의 투자가 급감했다. 같은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이 클라우드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도 줄이고 있다. 가파른 긴축 시기엔 현금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올 2분기 對스타트업 투자 20%↓…“살아남아라” 조언 잇따라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분석업체 CB인사이츠는 올해 2분기 중반까지 글로벌 스타트업에 대한 펀딩 계약이 580억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벤처캐피털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줄인 이유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금액이라도 자본의 값어치가 비싸진다. 이는 벤처캐피털이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압박을 증가시킨다고 WSJ은 설명했다.

투자를 받는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가파른 긴축은 소비 위축 가능성을 높여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일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이에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크래프트 벤처스, 세콰이어 캐피털, 와이 콤비네이터 등 유명 벤처캐피털들은 최근 온라인 프레젠테이션, 블로그,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스타트업을 향해 “성장보다는 살아남아야 한다”, “급변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잇따라 내놨다. 이어 비용절감, 현금확보는 물론, 헤지펀드 등 다른 투자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냅과 가상화폐 거래소 FTX 등에 투자하고 있는 라이트스피드는 “10년 간의 경기 호황기는 명백히 끝났다”며 “앞으로의 길은 험난할 것이다.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거센 파도 속에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활동을 줄이는 등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과 에어비앤비의 초기 투자로 유명한 세콰이어캐피털도 250여 스타트업들에게 “오늘날의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와 더 유사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반 목격한 것과 같은 V자형 회복이 뒤따르는 급격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회복까진 오래 걸릴 것”이라며 현금확보, 비용절감을 권고했다.

클라우드 투자도 ‘뚝’…수요감소·침체 극복여부 등 선별 영향

CNBC도 이날 경기침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클라우드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팬데믹 기간에 보였던 급성장을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사람들이 다시 식당을 직접 방문해 식사하고 회의나 행사도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등 팬데믹 이전 생활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빌닷컴·블렌드 랩스·센티넬원 등 이른바 클라우드 트리오는 전년대비 각각 179%, 124%, 120% 증가한 수익에도,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클라우드 기반 온라인 장터인 쇼피파이나 화상통화 애플리케이션 줌 역시 올해는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소비위축 및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끼쳤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성보다는 잉여 현금 흐름이나 이전과 비교해 이익 마진이 얼마나 개선될 것인지 등 경영 효율성에 좀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같은 선별 작업을 거치면서 전반적인 투자 비중도 감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의 매리 도노프리오는 “잉여 현금 흐름 마진이 10% 이상인 기업들이 최근 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시장이 현금이 왕이 되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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