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MS·시스코 vs 2015년 애플
지난 2000년과 2015년 나스닥지수를 이끌었던 대장주만 비교해봐도 현재 나스닥 상황은 분명히 차별화된다.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가총액 6060억달러로 나스닥 상위 1위였다. 주가수익비율(PER)은 57배였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7550억달러로 15년전 MS의 시총을 넘어섰다. 반면 PER은 15배로 훨씬 낮아 앞으로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PER은 주가를 주당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 나타낸다. PER이 낮을수록 주당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은 것을 의미한다. PER이 낮은 주식일수록 향후 주가 상승여력이 크다.
또 애플은 과거 IT 회사들보다 회사 경쟁력에 비해 주가는 낮지만 돈은 더 많이 벌고 있다. 애플은 과거 시가총액 3600억달러로 2위였던 시스코시스템즈보다 현금창출능력도 뛰어나다. 시스코는 2000년 6월 연말결산기준으로 영업현금흐름은 61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2014년 12월 분기결산기준으로 애플의 영업현금흐름은 337억달러였다.
버블붕괴 없다…일부 과열은 우려
전문가들은 애플 외에도 나스닥시장 전반적으로 버블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0년대 초 PER이 200배를 넘는 기업들도 수두룩 했다. 그 만큼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과도하게 주가가 올랐던 셈이다. 지금은 S&P IT분야의 PER은 높아야 19.6배 정도다. 2007년 12월 이후 나스닥지수의 PER은 한번도 21배를 넘은 적이 없다. 피닉스 파이낸셜의 웨인 카프만 마켓 애널리스트는 “지금 버블에 있다고 믿지 않으며 펀더멘탈이 이에 대한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15년전보다 기본이 탄탄해졌지만 불안 요인은 있다. 나스닥내 업력이 길지 않은 벤처나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뛰고 있다는 점이다. 신생 스타트업 중에서는 아직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해 검증이 되지 않은 곳도 많다. 과도하게 투자자금이 몰리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벤처캐피탈 자금 유입규모는 521억달러에 이르러 1년새 47%나 급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스닥지수 5000은 잊으라”며 “현재 시장의 갖아 큰 위험은 투자가 IT기업들의 미래를 보고 이뤄지지 않고 보다 높은 수익률만을 좇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