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표현에 감동스토리까지’ 클라스가 다른 文대통령 축전

文대통령 평창올림픽 메달리스트에 격려와 응원 담은 축전
전날 경기관람 소감 페이스북에 올린 뒤 다음날 축전 발송
선수 개개인에게 편지 쓰듯이 다정한 어투로 격려
해당 선수들도 SNS에 축전 올리고 감사 인사 전해
  • 등록 2018-02-21 오후 6:07:19

    수정 2018-02-21 오후 6:07:19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이 연일 화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메달을 딴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내용이 기존 대통령 축전과는 상대적으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적 표현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스토리까지 담은 문 대통령의 축전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대통령 축전은 주로 올림픽 등 주요 국제경기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뛰어난 기량으로 국위를 선양해서 격려한다는 내용을 담는 게 일반적이다. 다소 딱딱하고 공식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반면 문 대통령의 축전은 마치 선수 개개인에게 다정하게 편지를 쓴듯한 모양새다. 일부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의 축전에 대해 “클라스가 다르다”며 환호하고 있다.

이상화 은메달에 “눈물이 은메달로 하얗게 빚어져 빙판처럼 빛났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총 8건의 축전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보냈다. 지난 1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첫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 선수를 시작으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민석 선수 △16일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스켈레톤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 선수 △17일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 선수와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딴 서이라 선수 △19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 △20일 스피트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 선수 △20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팀(김아랑·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 선수) 등이다. 단순히 축전만을 보낸 게 아니었다. 이상화, 차민규, 최민정, 서이라 선수와 여자 3000m 계주팀 등이 출전한 주요 경기 종료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밤 11시나 12시 등 늦은 시간에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격려했다.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이상화 선수에게 보낸 축전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상화 선수가 아쉽게 은메달을 따낸 것과 관련, “평창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달”이라면서 “그동안 흘린 땀방울과 오늘 흘린 눈물이 은메달로 하얗게 빚어져 빙판처럼 빛난다”고 격려했다. 대통령 축전이 맞나 싶을 정도의 시적 표현이었다. 아쉽게 올림픽 3연패는 놓쳤지만 이상화 선수가 스피트 스케이팅 500m 경기를 마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아울러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딛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올림픽에 나선 이상수 선수의 도전 정신을 추켜세우며 “이상화 선수는 국민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세계 최고의 빙속여제”라고 응원했다.

경기관람 후 페이스북 응원…선수 개개인 스토리 넣어 감동 축전

문 대통령 축전의 특징은 이른바 ‘스토리’다. 평창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보낸 축전에는 해당 선수 개개인의 인생사와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우선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 선수에게 보낸 축전에서는 “일곱 번의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적었다. 임 선수가 인대 파열과 발목골절, 허리염좌 등 무려 7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던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또 “다 같이 딴 메달”이라는 임 선수의 소감에는 “참 인상적”이라면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민정 선수에 보낸 축전에서는 쇼트트랙 500m 실격을 위로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쇼트트랙 500m 결승의 아쉬움을 딛고 시원시원하게 아웃코스로 추월하는 모습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또 윤성수 선수의 금메달에는 “추억의 놀이였던 썰매는 윤 선수 덕분에 더 즐거운 놀이가 될 것”이라면서 윤 선수를 ‘스켈레톤 황제’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차민규 선수의 은메달에는 “종목을 바꾸는 도전과 부상의 아픔을 극복한 투지가 깊은 감동을 준다”며 “어린 시절 겨울이면 코피를 흘리곤 했다고 들었다. 차 선수가 얼음 위에서 쏟은 땀이 귀한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차 선수는 쇼트트랙으로 시작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고 발목인대 부상을 겪기도 했다.

이밖에 이유빈 선수에게 보낸 축전에서는 “첫 올림픽 출전이어서 많이 떨렸을 텐데 잘 극복해주어 고맙다”고 격려하고 김예진 선수에게는 “7살 때 스케이트장에 데려간 사촌오빠도 고맙다”고 언급하는 등 세심함을 과시했다.

축전 받은 국가대표 선수들, SNS 통해 文대통령에 감사 인사

아울러 해당 선수들은 본인의 SNS에 문 대통령의 축전 사진을 게재하고 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효준 선수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대통령님, 바쁘신 와중에 경기장에 찾아와주시고, 또 격려의 말씀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면서 “요즘 많은 분들이 제가 일곱 번의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언급을 해주시지만 저는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지금도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신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생각하고 제 자리에서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민석 선수도 “존경하는 대통령님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며 “저의 경기가 국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선물해드렸다는 게 가슴이 벅차오르면서도 믿기지 않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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