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1분기부터 금리를 내릴 확률을 90% 가까이 보고 있다. ECB가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하루 뒤인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현재 4.50%에서 동결하겠지만, 내년부터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ECB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를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ECB 내 대표 매파인 이사벨 슈나벨 집행이사가 최근 로이터통신과 만나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떨어지면 추가 금리 인상안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같은 관측은 더 불이 붙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내년 ECB 인하 폭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약 140bp다. 한 번에 25bp씩 5~6번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도이체방크는 ECB가 내년 4월부터 시작해 150bp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란은행(BOE)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시장은 영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가늠하면서 내년 최소 75bp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데 무게가 쏠려 있다. 많으면 100bp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ING의 제임스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BOE가 내년 금리를 100bp를 내리고 오는 2025년 추가로 100bp를 더 인하할 것”이라고 했다. 노무라의 조지 버클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과 영국 모두 짧은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며 “BOE는 내년 8월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다른 주요국들과 달리 초완화를 유지했던 일본은 사정이 다르다. 일본은행(BOJ)은 18~19일 통화정책회의를 여는데, 이때 내놓을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최근 “연말부터는 통화정책 운용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출구전략을 시사했던 만큼 그 힌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장에서는 BOJ가 내년 초부터 마이너스(-) 단기금리를 인상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끝낸 뒤 0%로 유지할지, 0.1%로 올릴지, 얼마나 빠르게 올릴지 등은 그때의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0.98엔까지 떨어질 정도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