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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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상원이 민주당의 반발 속 집권 여당이자 다수당인 공화당을 중심으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의 인준을 강행한다.
미 상원은 30여 시간의 논쟁 끝에 30일(현지시간) 틸러슨 인준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오는 2월1일 진행키로 했다. 결정은 당에 따라 극명히 엇갈렸다. 공화당 소속 상원 의원은 표결 강행에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당 소속은 네 명을 빼고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최종 결과는 56대 43이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은 트럼프의 이민·난민 제한 행정명령 서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틸러슨의 인준 표결을 늦추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민주당 측은 연기 이유로 틸러슨의 이슬람에 대한 견해를 좀 더 자세히 들을 필요가 있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틸러슨은 앞선 청문회에서 “특정 사람을 덮어놓고 제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 발언이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과 모순된다는 게 당 측 설명이다.
공화당 측은 이번 행정명령이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것으로 꼭 이슬람교도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새 행정부의 국가 안보팀의 인선을 서두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측 의장인 밥 코커는 “틸러슨이 미국을 더 잘 이끌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선 27일 시리아, 이란, 이라크를 비롯한 7개 이슬람 국가의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일시 제한하기로 했다. 민주당 측은 그러나 이들 국가가 미국의 테러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