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혁신위에 합류한 일부 총선 플레이어들이 ‘공천 룰’에 관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또 원외에서 당을 비판하는 ‘비 윤석열 계’에 속한 인사들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000년대생도 포함…여성·외부 전문가 전면 배치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지휘하는 인 위원장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명의 혁신위원을 발표했다. 혁신위의 정식 명칭은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로 정했다. 활동 기한은 12월 24일까지 60일 간이다.
이번에 인요한 호에 합류한 인사들의 특징은 청년층과 여성들이 많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인 위원장을 포함해 총 13명의 혁신위원 중 여성과 남성 비중은 각각 7명, 6명이다. 연령대도 20대 1명, 30대 5명, 40대 2명, 50대 3명, 60대 1명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
전직 의원 중에선 검사 출신인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이 둘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여당 입장에서는 험지인 서울에 출마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선화 동국대 WISE캠퍼스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소희 변호사도 포함됐다. 또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도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혁신위 공보담당을 맡은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의견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도록 비정치인 7명을 배치하고, 수도권에서 새 바람이 불 수 있도록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 3명을 포함했다”며 “외부 전문가로는 의료계, 학계, 문화계, 스타트업 등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인물들을 포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공천 룰’ 개혁할지 촉각…비윤계 탈당도 변수
인 위원장은 공천 룰 개정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플레이어가 공천 룰을 바꿀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집을 지을 때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 당도 잘 출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플레이어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선에는 비윤계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앞서 ‘친 이준석 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여권 소장파 인물로 꼽히는 윤희숙 전 의원 등은 혁신위 합류 요청에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날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바뀌어야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당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혁신을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정확해야 하는데 단순하게 위원회를 설치하고 인재영입위원회, 총선 기획단을 출범하는 것은 일시적인 입막음에 불과하다”며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선 불출마를 하거나 용산 대통령실에도 쓴소리를 하는 등 달라진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