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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소공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23 BOK 지역경제 포럼’에서는 참가자들이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지역에 거점도시를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포럼은 한은이 지역 경제 이슈와 정책 대안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처음으로 개최됐고 앞으로도 연 1회씩 개최 예정이다.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차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국토 11.8%의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 50.6%의 인구가 집중돼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중 수도권 비중이 1위”라고 지적했다. 부산이 인구 기준 제2의 도시라고 하지만 조만간 인천이 제2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2015년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2015~2021년 수도권 인구 증가의 80% 가량이 청년층이었다. 정 차장은 “청년층 이동은 기대소득과 문화, 의료 등 서비스의 지역간 격차가 커진 영향”이라며 “여성이거나 부모의 소득·교육 수준이 높으면 비수도권 대학 졸업 이후 수도권 이동 확률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은 출산율 감소를 초래했다. 정 차장은 “청년 유출 지역 출산 급감이 수도권 출산 증가를 상쇄하지 못한다”며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적자본 투자로 출산이 지연돼 수도권의 출산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모든 지역을 고루 발전시킨다는 ‘형평성’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발표를 맡은 홍석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은 “모든 지자체가 기업과 청년 유치에 나서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비효율이 크다”며 “지역 거점도시를 육성하고 거점도시의 경제적 성과와 혜택을 인근 지역과 나누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합계출산율은 서울보다 지방이 더 높다. 전남 곡성군이 0.54명으로 서울 관악구(0.42명), 마포구(0.53명)보다 높은데 왜 지역이 소멸되는가를 보면 자연감소와 함께 학년기때 대도시로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역별로 경쟁적으로 출산보조금을 주는데 보조금을 줄 만한 역량이 없는 지역은 위화감만 크다. 출산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괜찮은 일자리만 있으면 지방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주택·의료 문제 등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주인구 유치가 어렵다면 생활인구(특정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라도 늘려서 특정 지역에 와서 소비를 하는 인구라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