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사망 사실이 알려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19일(현지시간) ‘남편의 죽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 1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 영사관 인근에 놓인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이 추모객들의 꽃다발로 뒤덮여 있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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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나야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동영상을 올려 “알렉세이는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며 “푸틴은 알렉세이라는 사람 그 자체만 죽이려 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자유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도 함께 없애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쟁, 부패, 불의, 공정한 선거,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우리 조국을 되찾기 위해 투쟁할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나는 알렉세이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내 편에 서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발나야는 “우리는 푸틴이 사흘 전 왜 알렉세이를 죽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조만간 이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겠다”며 “정확히 누가 어떻게 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반드시 알아낼 것이고,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발니의 시신 곳곳에서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라트비아에서 발행되는 독립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구급대원인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나발니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머리와 가슴 부위에서 경련을 일으키던 중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있었다”며 “심폐소생술의 흔적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급대원은 “일반적으로 감옥에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은 인근 법의학국으로 바로 옮겨져 왔는데, 이번 경우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상병원의 영안실에 안치됐다”며 “나발니의 부상은 경련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를 다른 사람이 세게 붙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이번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나발니의 죽음으로 푸틴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장악력이 더욱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탄압받아온 러시아 내 야권 세력은 더욱 타격을 받게 됐고, 오는 3월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또다시 6년의 임기를 연장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총리직(2008~2012년)을 포함해 24년간 러시아를 통치했으며, 이번 대선으로 연장된 임기까지 마치면, 29년간 소련을 통치한 이오시프 스탈린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