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임원인사 살펴보니…미래위한 세대교체에 방점

성과중심 인사 뚜렷·30·40대 전진배치…신규 임원 10명 중 4명 차지
연구개발 분야 임원 승진 다수…삼성·LG, 非오너 일가 女사장 첫 임명
'MZ세대' 1985년생 신규 임원 탄생…조직 효율화로 퇴임 시계추 빨라져
  • 등록 2022-12-21 오후 6:46:12

    수정 2022-12-21 오후 10:31:21



[이데일리 신민준 박민 최영지 윤정훈 기자] 올해 연말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삼성·SK(034730)·현대자동차(005380)·LG(003550)·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의 가장 큰 키워드는 ‘30·40’과 ‘여성’으로 요약된다. 남·여를 가리지 않고 성과를 보인 젊은 피를 등용해 과감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복합 경제 위기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원 승진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퇴임 연령의 시계추도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임원을 달고 부사장까지 승진후 퇴임하는데 10여년이 걸렸다면 이제는 임원 승진후 불과 몇 년 만에 짐을 싸는 경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비하고자 하는 인사전략에 따라 ‘임원 승진하면 10년’이란 공식이 깨진 셈이다.

전체 신규 임원 중 30·40대 36% 비중 차지

이번 5대 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30·40대의 약진이다. 5대 그룹(삼성은 삼성전자(005930)에 한함) 전체 신규 임원 726명 중 30·40대 임원은 257명으로 36%의 비중을 차지했다. 신규 임원 10명 중 4명가량이 30·40대인 셈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기업들이 30·40대 임원을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은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 갖춘 젊은 리더를 대거 발탁해 경쟁이 격화되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30·40대의 임원 발탁 배경과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30·40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대전환기를 체험했던 세대인 만큼 기업 환경 변화에 익숙하고 미래 신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데도 유리하다”며 “아울러 경제와 소비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소통에 가교 역할을 맡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범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HW기술그룹 상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경우 부사장 승진자 59명 중 17명이 40대이며 상무 승진자 107명 중 3명은 30대로 나타났다.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폰 등 삼성의 주력 제품 개발을 주도한 문성훈(48) 부사장(DX.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 이정원(45) 부사장(DS부문 S.LSI사업부 모뎀 개발팀장), 이병일(39) 상무(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1팀) 등이 대표적인 3040 기수로 꼽힌다. 특히 배범희(37)상무(DX 생산기술연구소 H/W기술그룹)는 1985년생으로 5대 그룹 최연소 임원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최연소 임원이 1984년생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한층 더 젊어졌다.

▲윤풍영 SK(주) C&C 사장. (사진=SK)
SK그룹에서는 신규 임원 110여명중 40대 비중이 약 65%(72명)을 차지했다. SK C&C 사장에 내정된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FO)는 1974년생으로 만 48세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신규 임원 176명 중 3분의 1가량(약58명)이 40대로 선발됐으며 현대차의 경우 13명(여성 7명 포함)의 신규 임원이 선임됐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수소연료전지와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해 R&D분야에서만 5명의 40대 신규 임원을 발탁했다.

LG그룹 역시 이번 전체 임원 승진자 160명 중 40대 임원이 40%(64명) 수준이며 30대 임원은 4명으로 3040 임원을 총 60여명 발탁했다. 롯데그룹은 신임 임원 93명 중 40대 비중이 46%(43명)를 차지했다. 40대 초반(45세 이하) 신임 임원으로는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하이마트 이용우 상무보, 롯데글로벌로지스 황호진 상무보, 롯데상사 박강민 상무보 등 4명이 발탁됐다.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여성 신규 임원의 발탁도 주목받는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유도해 조직을 쇄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초의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삼성그룹 전체 기준으로도 비(非) 오너 일가 최초의 여성 사장이다. 이영희 사장은 삼성전자 디바이스 경험(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이 주인공으로 ‘갤럭시’ 브랜드를 일궈낸 1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도 이정애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5대 그룹에서 오너가(家) 출신이 아닌 여성 전문경영인이 사장급 최고경영자(CEO)가 된 최초 사례다. LG그룹 광고 지주회사인 지투알의 박애리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EO에 올랐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전무도 CEO 자리에 올랐다.

퇴임 시계추 빨라져

5대 그룹이 조직을 효율화하면서 임원 퇴임 시점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를 통해 기존 부사장급을 대거 퇴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작년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 수가 68명이던 것에 비해 올해 부사장 승진자 수는 59명으로 9명 줄어든 만큼 전체적인 부사장급 규모도 축소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무 승진자 수 역시 107명으로 전년(113명) 대비 6명이 감소해 전체적으로 임원 수가 줄었다.

SK, LG, 롯데그룹 등도 국내 임원 평균 재임 기간인 5년에 한참 못 미치는 3년 만에 퇴직하는 임원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의 이런 흐름은 내년 경기침체 등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경영진을 슬림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된다.

퇴임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5대 그룹 연말 인사에서 300명의 임원이 퇴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나이대인 1961~1965년생이 160명을 훌쩍 넘겼다. 이는 퇴직 임원 중 절반 이상의 수치다. 퇴임 연령이 빨라짐에 따라 올해는 1967년생까지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5대 그룹의 올해 연말 인사의 특징은 젊은 인재들이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라며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첨단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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