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장녀" 한솔그룹 창업주 이인희 고문 별세(재종합)

국내 1세대 여성경영인, 삼성서 독립 후 한솔그룹 일궈
'뮤지엄산' 설립 등 문화예술계에도 공헌
여성장학재단 두을장학재단 이사장 활동 "여성인재 육성"
  • 등록 2019-01-30 오후 1:48:14

    수정 2019-01-30 오후 2:08:30

이병철 고(故) 삼성 선대회장(오른쪽)과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제공=한솔그룹)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국내 1세대 여성경영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30일 향년 90세 나이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 고문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누나로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후 오늘날의 한솔그룹을 일궜다.

이 고문은 1929년 경남 의령에서 이병철 선대회장의 4남 6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대구여중과 경북여고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 가정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48년에는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이 고문은 이 선대회장의 성격과 함께 사업가적 기질을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 선대회장은 자서전에서 이 고문을 “사내로 태어났다면 그룹을 맡겼을 큰 재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편인 조운해 전 이사장도 회고록을 통해 그를 “수완이 탁월하고 사업가적 재질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 고문은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를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 참여했다. 1983년에는 전주제지 고문으로 취임했다. 이후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전주제지를 분리·독립해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꾸고 독자경영에 나섰다.

이 고문은 제지사업에 주력했던 한솔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우선 한솔제지는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 등 투자를 통해 종합제지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어 한솔홈데코와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테크닉스 등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사업에 나서면서 한솔을 그룹사로 성장시켰다.

이 고문은 삼성가 맏이로서 가족 간 화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 일례로 이 고문은 2012년 삼성가에서 재산상속 소송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분쟁을 조정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법원 판결 직후에는 “이번 판결로 집안이 화목해지길 바란다”고 밝히며 가족 간 화해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 고문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어린 시절부터 이 선대회장이 도자기와 회화, 조각 등에 관심을 갖고 수집하는 것을 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특히 이 고문이 주도해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은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다. 특히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4개나 설치되면서 개관 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고문은 여성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그는 2000년 국내 첫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이 고문은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 유지를 받아 삼성가 여성들과 함께 두을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았다. 두을장학재단은 이후 17년간 약 5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한국 내 여성파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한편, 이 고문의 자녀로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과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장녀 조옥형씨, 차녀 조자형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며 다음 달 1일 오전 7시 30분에 영결식과 발인을 한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약력

△1929년 경남 의령 출생 △대구여중·경북여고·이화여대 가정학과 △1948년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결혼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 △1983년 전주제지 고문 △1991년 삼성그룹에서 전주제지 분리 △1992년 한솔제지로 사명 변경 △1995년 한솔문화재단 설립 △2000년 두을장학재단 이사장 △2013년 ‘뮤지엄 산’ 건립

[그래픽=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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