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월4만원 밀키트 사면 60만원 기기 공짜?…삼성큐커 써보니

[사용기]하드웨어+밀키트 결합한 제품
MZ세대 겨냥…스마트기기 활용한 요리
밀키트 최적온도로 만들어 맛효과 극대화
  • 등록 2021-08-30 오후 10:00:00

    수정 2021-08-31 오전 9:01:36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요리 열풍이 불면서 가정마다 전자레인지, 에어 프라이어, 토스터, 그릴까지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기기를 늘 쓰는 것도 아닌데도 차지하는 공간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각각 쓰임새가 다른 탓에 특정 기기를 버리기도 어렵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제품이 나왔다. 삼성전자에서 야심 차게 출시한 ‘비스포크 큐커’다.

한 달 만에 1만 대가 팔렸다. 조리기구가 단기간에 만대 이상 팔린 건 굉장히 이례적이다. 이미 포화시장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인 조리기구 시장에 어떤 이변이 있었을까.

구독경제 이용하면 사실상 공짜

여러 기능이 한데 합쳐 있으면 그만큼 기기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삼성 비스포크의 기기값은 59만원이다. 일반 전자레인지가 10만원대, 오븐 기능이 있는 레인지도 20만~30만원대면 살 수 있다. 경쟁사에서 만든 ‘멀티조리기기’도 30만원대 정도다. 파스텔 톤의 비스포크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예쁘긴 하지만 가격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기기를 사실상 ‘공짜’로 살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삼성카드로 24개월간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은 식품몰에서 약정기간(24개월)에 다양한 식료품을 매달 일정금액(3만9000원) 이상 구매하면 비스포크 큐커를 단 5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영어 교육프로그램과 들으면 태블릿PC를 무료로 주는 것과 유사한 ‘구독경제’ 방식이다. 식료품을 한 달에 4만원씩 구매하는 가정이 2년간 일정금액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비스포크 큐커를 사실상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필자는 프로모션 기간에 구매해 카드사로부터 5만원 페이백도 받았다.)

이런 서비스가 나온 건 제조업체들이 더는 하드웨어(HW) 경쟁력만으로는 시장을 사로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조리기구 기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에 서비스에 기반한 사용자 경험을 늘리면서 차별화를 찾겠다는 취지다.

사용자 경험은 IT를 기반으로 한 ‘밀키트(meal kit)’ 조리법으로 극대화한다. 스마트싱스 앱 안에 있는 맞춤형 요리 서비스인 ‘스마트쿠킹’을 활용해 다양한 조리법을 제시한다. 스마트폰으로 제품 바코드만 찍으면 자동으로 최적 조리가 구현되는 방식이다.

◇버튼 몇번만 누르면 먹음직스런 요리 완성

삼성전자와 제휴한 프레시지, 마이셰프 청정원, 오뚜기 등 8개 식품사 직영물에서 밀키트 제품을 사봤다. 각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한 뒤 삼성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특정 사이트에서만 물건을 구입하는 방식과 달리 제휴한 모든 홈페이지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하면 월 의무 구입금액이 자동으로 누적된다.

탄두리 치킨 밀키트를 구매해 첫 요리를 시작해 봤다. 닭다리 2개, 그린빈/브로컬리, 난, 그리고 커리 소스가 들어 있다. 큐커 기기 안에 있는 그릴 플레이트에 재료를 올려놨다. 플레이트 위에는 1,2,3번 이렇게 칸이 나뉘어 있다. 각 칸마다 조리 온도를 달리 할 수 있어 여러 요리를 한번에 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상단의 3개 존에 소고기 스테이크와 단단한 채소, 무른 채소를 각각 놓고, 하단에 스프나 밥을 넣으면 4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한 끼를 한번에 조리할 수 있다.

그럼 온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일일이 설정할 필요 없이 바코드만 찍으면 된다. 여러 삼성기기를 연결하는 앱인 ‘스마트 싱스(Smart things)’를 누른 후 ‘스마트싱스 쿠킹’서비스를 누른 뒤 밀키트 박스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면 된다. 해당 제품에 대한 요리법이 단계별로 나온다. 중간에 ‘큐커에 보내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밀키트 조리법이 큐커에 자동으로 설정된다. 플레이트를 큐커에 넣고, 시작 버튼을 눌렀다.

13분30초간 조리가 시작된다. 약 10분간 돌리면 ‘삐이~’하는 소리가 나면서 조리물을 추가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커리 소스를 넣으면 마지막 요리가 시작된다. 스마트폰 앱에도 요리 진행 사항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떴다.

3분이 지나 모든 요리가 완성됐다. 인도 음식점에서 나는 냄새가 퍼져 나왔다. 플레이트를 뺀 뒤 접시에 데코레이션(장식)을 하면 훌륭한 탄두리 음식이 완성됐다. 약 20분가량 시간에 버튼 두 번이면 간단하게 요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스마트싱스 쿠킹 앱에는 삼성전자 ‘클럽드셰프(Club des Chefs)’로 활동하고 있는 강민구ㆍ이충후ㆍ임기학ㆍ신창호 셰프가 개발한 8종의 ‘셰프 요리’ 가이드와 최적의 조리 알고리즘이 탑재된 ‘셰프쿡’ 기능도 있다. 재료를 직접 구입해 요리사가 만들어 놓은 매뉴얼에 맞춰 요리하면 된다.

비스포크 큐커 조리법으로 만든 탄두리 치킨
부모님 세대엔 어려워..수동모드 한계

이 제품은 MZ(밀레니얼+Z) 세대를 노린 제품이다. 스마트폰을 잘 다루고 IT기기도 익숙한 30~40대 가구에 적합하다. 스마트폰 앱을 켜고도 여러 번 버튼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50~60대가 쓰기엔 버거울 듯했다. 무턱대고 부모님께 ‘큐커’ 장만해 드렸다가 밀키트 재고만 쌓일 우려가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앱에 있는 조리법을 통해 요리하기 때문에, 수동방식으로 요리하는 건 어려운 느낌이었다. 물론 간단히 전자레인지를 돌리고,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할 수는 있다. 다만 플레이트에 여러 음식을 올려놓고 각각에 적합한 온도로 요리할 수는 없었다. 이는 수동으로 각 플레이트 온도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달에 4만원 가량 밀키트나 가공식품을 먹지 않은 가구는 불리할 수 있다. 월 3만9000원을 채우지 않으면 그에 맞춰 페널티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정금액을 토해낼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자동 조리법이 아닌 수동 방식으로 요리를 했더니 삼겹살은 맛있게 익었지만 버섯은 거의 타 버렸다.
삼성전자는 밑지고 장사하나

기기값을 사실상 공짜로 준다면 삼성전자는 이윤이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기술을 직접 개발해 해당 상품을 중국기업에 위탁생산(OEM)을 맡겨 원가를 낮췄다.

여기에 삼성카드와 제휴업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고안했다. 밀키트 상품이 보다 팔릴수록 삼성전자가 얻는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7년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2000억원으로 커진 데 이어 올해는 3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는 2024년에는 7000억원으로 올해의 2배 이상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로서는 ‘큐커’ 마케팅 방식이 하나의 실험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다양한 가전제품을 ‘구독경제’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기의 성능은 물론 밀키트 조리법을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결합한 다양한 제품군이 나올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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