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택시기사를 살해해 시신을 옷장에 숨기고 전 여자친구도 살해해 시신을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 씨가 평소에도 여성들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 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 신상공개. 31세 이기영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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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을 살해, 집에서 9km가량 떨어진 파주시 공릉천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동거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사흘째 수색을 이어가고 있는 경찰은 이씨의 집에서 피가 묻은 오래된 여행가방을 발견했다. 또 집 내부 곳곳에서 혈흔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씨의 집에는 희생자 두 명의 소지품 말고 다른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또 다른 범행과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왔는데 이씨는 “이전에 다른 여성과도 동거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경찰은 이씨의 행적과 진술에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주변 인물들을 계속 탐문 조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씨가 평소 여성들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동거했다는 여성은 다행히 살아 있는 걸로 확인됐지만, 경찰은 추가 피해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흔과 DNA 감식 등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확보한 현장 증거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고양지원 들어가는 택시기사 살해범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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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피해자들 명의의 대출금, 신용카드 등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두 사람을 잇따라 살해한 이씨는 택시기사 A씨 명의로 대출받아 귀금속을 구입하고 유흥비를 결제하는 데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이 금액에 대출금을 더하면 5000만 원이다. 또 동거녀 B씨의 신용카드도 2000만 원가량 사용했다. B씨의 아파트는 1억 원가량 대출로 인해 가압류가 걸린 상태다.
이씨는 범행이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범행 직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거액을 사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계획 범행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29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씨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신상공개심의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씨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이씨의 운전면허증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