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채널A 기자와 성명 불상(이름을 특정하지 않은) 검사를 고발한 사건과 관련한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를 실시했다.
|
검찰은 채널A 소속 이모 기자의 신라젠 의혹 취재 관련 내부 보고 문건이나 녹취록·녹음파일 등이 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장소엔 해당 기자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MBC와 제보자로 알려진 지모씨, 유착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현직 검사장, 이 기자가 편지를 보내 취재 협조를 요청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구치소 수용거실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채널A 지회는 성명을 내고 “검찰이 31년 만에 언론사 보도본부를 압수수색 하는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했다”면서 “민감한 취재 자료를 취합하고 공유하는 공간에 검찰 수사 인력이 들이닥쳐 취재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31년 전 언론사 압수수색이란 1989년 국가안전기획부가 서경원 평화민주당 의원 방북 건을 취재한 한겨레신문에 단행한 압수수색을 말한다.
민언련은 지난 7일 이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 기자와 성명불상 검사를 협박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해당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신라젠 대주주 이 전 VIK 대표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를 제보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MBC는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 보도에는 해당 기자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고, 통화했던 녹취록을 보여주며 읽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 전 부총리는 MBC 기자와 관련 보도 제보자로 알려진 지모씨 등을 고소했다. 최 전 부총리가 신라젠 전환사채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MBC가 보도했는데 이것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지난 21일 민언련 김서중 상임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같은 날 최 전 부총리 측을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통화녹음 파일을 확보할 경우 수사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검찰 관계자의 혐의가 나오면 감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