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폭력 시위대 후폭풍…캐리람 방조설 '솔솔'

1일 홍콩 강경 시위대 입법회 점거 후 여론 악화
"단 한번의 시위가 캐리 람에 반격의 기회 제공" 평가
中 매체 "일국양제 마지노선 저촉"…개입 여지 다져
  • 등록 2019-07-03 오후 3:49:01

    수정 2019-07-03 오후 3:49:01

홍콩의 과격 시위대가 1일 입법회 의사당에 난입해 벽에 낙서를 하고 있다.[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세계적인 지지를 받았던 홍콩이 폭력성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강경 시위대가 지난 1일 입법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집기를 부수는 행동을 한 후, 여론으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캐리 람 관방장관이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방조했다는 음모론부터 중국 정부 개입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강경 시위대가 입법회를 점거했지만, 경찰이 이들의 농성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홍콩의 주권반환 22주년이었던 지난 1일 시위대 일부는 오전부터 입법회 진입을 시도하다 밤 9시께 쇠파이프와 카트를 이용해 입법회 유리문과 유리창을 깨고 의사당을 점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먼저 점거 후 시위대는 연단에 영국 식민지 시절 사용했던 영국령 홍콩기를 걸었다는 점이다. 홍콩 시민들이 현 체제 자체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비치며 중국 지도부가 개입할 가능성을 만들었다는 것.

또 시위대가 의회 난입을 시도하는데도 경찰은 적극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오전부터 12시간 가량을 입법회를 에워싸고 시위대를 저지했던 경찰이 일시에 퇴각하며 의사당 점거를 방치했지만 2일 새벽 1시가 된 후에야 시위대를 해산시켰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폭력성을 부각해 대규모 시위에 반대하는 여론을 불러 일으키려한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람 장관은 이날 시위대를 해산한 지 3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과 파괴행위를 비난한다”며 가담자 처벌의사를 강조했다.

물론 홍콩 정부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 역시 ‘한번의 과격 시위가 정치 생명이 끝나가던 람 장관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수주 내 중국 정부가 안전 문제를 제기할 기반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력시위로 득을 본 것은 람 장관과 중국 정부란 얘기다.

이미 중국 매체들은 홍콩 시위를 강경하게 비난하며 중국 정부의 홍콩 사태 개입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을 할애해 “홍콩 정부의 엄중한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결연히 지지한다”면서 “이번 시위는 홍콩 사회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했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마지노선을 공공연히 저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와 환구시보(環球時報)도 공동 논평을 내고 “이런 폭력 시위를 통해 정치적 격변을 겪은 국가들은 모두 실패하고, 장기적인 혼란에 빠졌다”면서 “서방 국가들도 이런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결연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엔 인민해방군이 홍콩 앞바다에서 군함과 헬기 등을 동원해 진행한 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홍콩 시위에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홍콩섬의 빌딩을 배경으로 인민해방군이 뱃머리에 도열한 영상에 대해 애덤 니 호주 국립대 교수는 “홍콩 사태에 인민해방군이 투입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홍콩을 둘러싼 전세계의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홍콩의 미국 상공회의소는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에는 찬성하지만 폭력시위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더 큰 선을 위한다 해도 그 수단이 물리적이며 폭력적이면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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