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김인경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에 대해 “노사가 노력을 했지만 충분한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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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은 한결같이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 유치와 지속 가능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금융지원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쌍용자동차 노사는 지난 7일과 8일 양일에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52.14% 찬성으로 자구안을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무급 휴업 2년, 현재 시행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무쟁의 확약 등이다.
이 회장은 “쌍용차가 2009년 대규모구조조정 이후 아픔을 겪고 있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더 안타까운 건 2009년 이후 쌍용차가 한 번도 정상화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자구계획이 가결되면서 일부 고정비 절감 방안이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자구계획만으로 경영정상화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어 산은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쌍용차는 현재 회생법원에 인가 전 인수합병(M&A) 과정에 있다”며 “인수의향자가 없으면 끝나는 상황이다. 투자자가 없으면 만사가 휴지조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 노사가 만든 자구안은 법원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후보자들이 평가를 할 것”이라며 “쌍용차 자구안과 잠재 인수후보자 평가와 계획이 있어야 산은이 지원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쌍용차 노사는 산은, 정부 관점 말고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2년 조건부 휴직을 포함해 노조가 많은 것을 희생한 것은 맞지만, 투자자라면 쌍용차가 2년만에 회생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미지급 임금채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라면 예전 부실을 우리가 투자한 돈으로 메워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쌍용차 쟁의 중단요청과 관련해서도 “전제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라며 “(산은이 자금지원을 하려면) 능력 있는 잠재투자자의 지속 가능한 사업계획이 필요하다. 쌍용차 노조와 경영진이 주관사와 잘 협의해 투자자 관점에서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