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면죄부 받긴 했지만 차기 구축함 수주전 '가시밭길'

방사청, HD현대중공업 부정당 제재 않키로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참여 가능해져
단, 관례 깨고 설계 및 선도함 건조 경쟁붙일 듯
보안감점도 부담, 한화오션과 치열한 수주전
  • 등록 2024-02-28 오후 5:16:00

    수정 2024-02-28 오후 7:08:2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산시장 퇴출 위기에 처했던 HD현대중공업(329180)이 기사회생했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따른 부정당 업체 제재 심의에서 ‘면죄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순 발주가 예상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이하 KDDX) 사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보안감점 탓에 쉽지 않은 수주전이 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부정당 업체 제재를 심의했지만 ‘행정지도’로 의결했다. 현행법으로는 제재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국가계약법에서 정하고 있는 △계약이행 시 설계서와 다른 부정시공 △금전적 손해 발생 등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고 △제척기간(5년)을 경과함에 따라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방위사업법에 따른 제재는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등기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봤다.

기본설계에 따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자신들이 설계한 KDDX 건조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KDDX는 미국산 ‘이지스’(Aegis)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국산화 해 탑재하는 첫 한국형 구축함이다. 국내 기술로 함대 방공체계를 개발하는 첫 함정일 뿐만 아니라, 중요 구성품들이 국내 기술로 제작된다. 국내 전투함정 처음으로 전기로 움직이는 추진체계를 채택했다. 추진체계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국산 기술로 만들어져 국산화율 8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6대를 도입하는 KDDX는 개발비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척당 건조비가 1조원 대로 총 7조8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함정 사업은 보통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로 나눠 진행된다.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양산을 위한 상세설계와 1번함 건조를 담당해 왔다. KDDX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042660)(옛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지만,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진행했다. 이에 따라 별일이 없었으면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1번함 건조를 담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업체간 경쟁 과열 등으로 기본설계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담당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경쟁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마련해 사업분과위원회에 올리면 국방부 장관이 위원장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경쟁계약 사업 방식을 최종 결정한다.

HD현대중공업은 어려운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에 달하는 감점 조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어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현대중공업의 기밀 탈취는 방산 근간을 흔드는 중대 비위”라면서 “재심의와 감사 및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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