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연 수출통제 발표…“美 진출 국내 배터리 기업 영향 가능성”

무역협회, ‘중국 흑연 수출통제의 영향·대응 방안’ 발표
흑연 제품 對中 수입 의존도↑…일시 수급 차질 가능성
“과거 사례 보면 3개월가량 지난 시점 수출 재개 가능”
“中 광물 무기화 의도면 韓 기업 피해”…장기 대책 필요
  • 등록 2023-10-30 오후 4:11:38

    수정 2023-10-30 오후 4:11:3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국이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나서면서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기업이 흑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제3국으로의 수입선 전환 등 특정 국가에 핵심 산업 공급망이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그래픽=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발표한 ‘중국 흑연 수출통제의 영향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중국 상무부가 오는 12월부터 흑연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출통제 시행 전인 11월까지 흑연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두는 동시에 중국 외 다른 흑연 생산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흑연 제품 대(對)중국 수입 의존도는 올해 1~9월 기준 천연 흑연이 97.7%. 인조 흑연이 94.3%에 달한다. 사실상 전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의 대중국 수입 비중도 2020년 대비 각각 7%포인트(p), 10.2%p 증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심화하는 추세다.

반대로 중국의 흑연 수출에서도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중국 흑연 수출 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3%로 미국(1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음극재 제조용 흑연을 대량 수입하면서 중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중국 흑연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흑연 수출통제 시행 시 수급에 일시 차질이 발생할 수 있겠으나 과거 사례로 보면 3개월가량 지난 시점에서 수출 재개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6년 9월에도 흑연 수출을 통제했으나 통제 후 2개월간 흑연 수출이 일시 감소한 이후 기존 수준으로 회귀한 바 있다.

이는 중국 내 흑연 수요만으로는 초과 공급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순수출국으로 2020~2022년 평균 기준 중국의 인조 흑연 순수출액은 연간 6억달러(수출 8억달러-수입 2억달러)에 이른다. 즉, 자국 내 수요만으로는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어 우리나라로의 수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픽=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다만, 중국이 이번 흑연 수출통제 조치를 미국에 대한 보복성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과거 사례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이 지난 8월 첨단 반도체 제조 원료인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흑연 수출통제까지 나서면서 산업용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배터리 등 국가경쟁력 핵심산업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수출통제 시행 전까지 최대한 흑연 재고를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제3국으로의 수입선 전환 △실리콘 음극재 개발 △자급률 향상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과거 중국 흑연 수출통제 영향이 2개월로 제한적이었고 한국이 중국에도 중요한 수출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와의 교역은 이르면 3개월 내로 정상화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중국의 조치는 미국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앞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기업으로의 수출 허가가 지연·반려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모잠비크, 브라질, 일본 등으로 흑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배터리 산업에서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개발해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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