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신용평가업계가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을 줄강등한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최근 오케이캐피탈·엠캐피탈·DB캐피탈 등 캐피털사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낮춰잡은 바 있다. 이와 달리 BNK·신한캐피탈 등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 달지 않은 주된 배경엔 금융지주나 기업 등 ‘계열사의 지원 능력’이 있다. 나신평과 한신평은 신용등급 평가에 대한 핵심근거로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 신용등급을 1노치(notch)씩 올렸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자체 등급이 AA라고 하면 그룹사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AA+로 줬다는 의미다.
금융지주계나 기업계의 캐피털사의 지원 기반이 탄탄한 만큼, 여타 캐피털사보다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계열사 지원의지는 대개 ‘평판 리스크’, ‘전략적 중요성’, ‘투자 기대효과’ 등으로 측정한다. BNK캐피탈과 DGB캐피탈은 각각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을 뒷배로 두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로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상 중요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움캐피탈의 최대주주는 키움증권이며, 신한캐피탈도 신한은행의 영업적·재무적 연계 가능성에서 점수를 땄다.
그러나 이들 역시 부정적 업황을 피할 순 없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수익성 하향 압력은 내재해 있다는 게 신평사의 공통된 평가다. 금리 변동성 확대, 부동산 경기 부진 등 외부환경이 악화하면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캐피털업의 사업환경·실적·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만기 도래하는 캐피털사 회사채가 꽤 있어 올해 추가 발행이 예상되는 상황이다”며 “A등급 이하 캐피털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