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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정 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공식 무대에 섰다. 현대·기아차가 2009년부터 CES에 참가한 이후 처음이다.
정 부회장이 글로벌 공식 석상을 직접 챙긴건 지난 2009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부터다. 이후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등장했고, 최근 몇년간 해외 주요 행사를 직접 챙겼다. 특히 미래차 개발은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발표했고 4월 시스코와 커넥티드카 개발 협업을 맺었다. 11월에는 빅데이터 센터 건립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미래차 연구의 결과물이 CES에서 공개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보여줬던 정장 차림이 아닌 셔츠에 니트, 넥타이를 하지 않은 편안하고 젊은 느낌의 복장이었다. 혁신을 중요시 생각하는 CES 분위기에 맞춘 것이다.
영어 연설 ‘술술’…“미래 이동수단에 도전”
행사 시작 전 마지막 리허설을 끝낸 정 부회장은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테블릿PC로 신문기사를 보기도 하고, 준비한 원고를 다시 읽었다. 무대 위 커다란 화면에 정 부회장이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직접 시승하는 모습이 상영됐고, 그는 언제 긴장했냐는 듯 당당하게 무대에 섰다.
정 부회장은 이날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으로△친환경 이동성 △이동의 자유로움 △연결된 이동성 등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많은 나라에서 새해 목표를 세우는 관습이 있다”며 “나는 현대차가 미래 이동수단을 개발을 위해 늘 도전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고, 연결돼 있는 차량개발을 위해 파급력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 이동수단을 위한 새로운 혁신적 솔루션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콘셉트카 만들겠다”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는 성황리 종료됐다. 그러나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볼 것’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같은날 BMW,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은 컨퍼런스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카를 잇따라 공개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아직 시작단계니 안전이나 이런 부분을 보완하겠다”며 “당장 내년은 아니지만 곧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밖에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답했다. 앞으로 나올 G70, i30N 등 신차에 대해서는 “품질에 중점을 두겠다”며 안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품질경영은 정몽구 회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경영철학이다.
정 부회장이 CES 공식 무대에 기조연설을 나선 건 처음이다. 국내 CES 참가 업체를 통틀어도 오너가 직접 프레스 행사에서 공식 발표를 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정 부회장이 글로벌 무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이 포스트 정몽구로서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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