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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한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수사 결과 발표에서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 왔던 딸의 친구인 A(14)양에게 범죄를 저지르기로 했다”며 “성인 여성은 만나는 게 쉽지 않자 자기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고 접촉이 용이한 딸의 친구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대략적인 윤곽은 밝혀졌지만 이씨의 부인 최모(32)씨가 투신 자살한 이유, 부인 최씨 등 이씨의 성매매 알선 의혹, 기부금을 불법으로 모금해 사용한 의혹 등 이씨 부녀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은 여전히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단순 가출로 판단한 경찰이 실종 신고 나흘이 지나서야 관할 서장에 정식 보고를 해 A양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어, 실종 아동 업무처리 방침 등 내부 규칙을 어긴 점은 없는지를 포함해 사건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이날 오후 형사2부(부장 김효붕)에 배당한 동시에 이영학을 불러 정확한 범행 동기 등 조사를 시작했다.
피해자 A양이 실종된 뒤 이영학이 체포돼 검찰에 넘겨지기까지 사건의 주요 일지를 정리했다.
9월 1일
△이영학 부인 최씨, 지난 2009년부터 의붓 시아버지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 강원 영월경찰서에 제출
9월 6일
△0시 50분
고소장 제출 닷새 뒤, 최씨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투신해 사망
9월 29일
△이영학, 딸(14)에게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 “A양이 착하고 예쁘니 데리고 오라”는 이유로 피해자 A양을 집에 데려 오라고 지시
9월 30일
△낮 12시 20분
피해자 A양을 데리고 오자, 이씨 부녀는 전날 미리 준비한 음료수 2병 중 수면제 3정을 넣은 음료수를 건네
△오후 3시 40분
이영학 지시로 딸이 혼자 외출한 사이에 이영학, 잠든 A양 추행 시작…A양이 깰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이영학은 수면제 3정을 물에 희석해 A양 입에 넣어
△오후 7시 48분
외출한 딸을 데리러 집을 나가 30여분 정도 뒤 이씨 부녀 함께 귀가
△오후 11시 20분
피해자 A양 부모, “딸이 집에 오지 않는다”며 처음 가출 신고…A양 어머니는 “딸이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고 집을 나간 후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며 망우지구대에 옷차림새 등 실종 신고 접수
10월 1일
잠에서 깬 A양이 소리 지르며 반항하자 수건과 넥타이를 이용, 목을 졸라 살해…이영학, “경찰에 신고할 것이 두려워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진술
딸은 이영학의 말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53분부터 오후 1시 44분쯤까지 혼자 외출
△오후 4시
경찰, A양과 주변 인물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검색하며 A양 행적 추적하기 시작
△오후 9시
이씨 부녀, A양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강원 영월군의 한 야산으로 이동
10월 2일
△오전 1시 20분
시신을 유기하고 온 이씨 부녀는 숙박을 했던 강원 정선에 있는 모텔에서 퇴실 후 이동
△오후 5시
경찰, 폐쇄회로(CC)TV 통해 A양이 이영학 딸과 함께 들어가는 모습 처음으로 확인
△오후 8시
이영학 자택 거실 불 켜진 것을 확인한 경찰, 사다리차 동원해 내부 수색 및 사진 촬영하며 A양 부모에게 확인…당시 집에 있던 이영학 형이 항의하자 설득 후 집안을 훑어봄
강력 범죄와 연관 지을 흔적 찾지 못해 돌아가
10월 3일
△오후 3시
서울로 돌아온 이씨 부녀, 지인 박모(36)씨 만나 서울 도봉구 은신처로 이동
실종수사 하던 여성청소년과, 이영학 부인 투신 사건 내사 사실 알고 형사과와 공조 시작
△관할 서장에게 보고 후 실종수사를 합동수사로 전환, 여성청소년과 및 형사과 등 합동수사팀 구성
10월 5일
△오전 9시
경찰, 이씨 부녀 서울 도봉구 은신처에서 긴급 체포
10월 6일
△오전 9시
경찰, 강원도 영월 야산 수색 A양 시신 수습
10월 7일
△딸 친구 살인·사체 유기 혐의로 이영학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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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상대 1차 조사 실시, 범행 동기 살해 방법 등 질문에 묵묵부답
△서울북부지법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영학 및 범인 도피 혐의 지인 박씨 구속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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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25분
이영학, 3차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살해 혐의 시인…경찰, 시신 유기 혐의로 딸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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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
경찰, 범행 현장 검증 실시
△오후 2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A양 시신에서는 성폭력 증거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구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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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30분
이영학 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진행…최종진 영장전담판사, “구속 불가피 사유 있다고 볼 수 없다” 소년범 등 이유로 영장 기각
10월 13일
△오전 8시 20분
경찰, 여중생 살해·시신 유기 ‘어금니 아빠’ 사건 최종 수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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