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무용론' 이번엔 매듭지을까…법무부 체면 걸렸다

한동훈,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방문…엄중감시 당부
신형 발찌 선보였지만…재질 강화해도 실효성 의문
보호관찰관 1명당 17명 감독…인력난 해소도 시급
  • 등록 2022-10-11 오후 6:03:28

    수정 2022-10-11 오후 9:45:10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미성년 11명 성폭행범’ 김근식 출소를 앞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자감독 시스템을 점검했다. 지난 몇 년간 ‘감독 구멍’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불신이 커진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유사한 사태를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11일 동대문구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 홍보체험관 내 전시된 전자발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법무부)
11일 한 장관은 서울 동대문구 소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와 서울보호관찰소에 방문해 전자감독 시스템을 시연하고 ‘고위험 일대일 감독 대상자’에 대한 행동관찰 상황 등을 직접 점검했다.

이날 한 장관은 신속수사팀의 노고를 치하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관리 감독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는 법무부 장관들의 필수 방문코스로 꼽혀왔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첫 정책 현장 방문으로 관제센터를 선택해 재범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추미애·박범계 전 장관 역시 센터에 방문해 엄중한 감시 태세를 자신했다.

하지만 감독 부실 사례가 줄 이으면서 정부는 체면을 구겼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감독 대상자들의 준수사항 위반 건수는 2017년 1만36건에서 2021년 1만3704건으로 꾸준히 늘어났고, 감독 대상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한 경우는 147건에서 856건으로 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같은 기간 전자발찌 훼손 사건은 총 87건으로 연평균 17.4건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엔 전과 14범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하면서 ‘전자발찌 무용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독제 운영’을 내세웠고, 한 장관도 강력한 재범 방지 의지를 밝혔다. 이런 와중에 재범 우려가 큰 김근식의 출소를 계기로 정부의 전자감독 역량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됐다.

한 장관은 현재 7겹인 금속 내장재를 15겹으로 늘린 신형 전자발찌를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불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전자발찌 절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무부는 발찌 강도를 높이며 “끊기 어렵다”고 자신했고, 범죄자들은 이를 비웃듯 주방 가위, 절단기 등 일상적인 도구로 발찌를 해체한 뒤 도주했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도 문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감독 인원은 약 17명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보호관찰 직원 1인당 평균 담당 인원이 7~8명인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한 장관은 감독 인력 131명 증원을 관계 부처에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매년 감독 대상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현행 보호관찰 시스템으로는 재범 억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2005년 폐지된 ‘보호수용제’ 재도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호수용제는 재범 위험이 큰 강력범을 형기 만료 후 일정 기간 보호수용 시설에 수용하는 제도다.

법무부 인권정책과장을 지낸 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중대 범죄 전과자를 사회에 내보내는 것은 무책임하고 선량한 시민을 흉악 범죄의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며 “일부는 인권 문제를 들어 보호수용제를 반대하지만, 선진국에서 모두 시행하고 유럽인권재판소도 인정한 제도를 우리만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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