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매도 대책은 주식 장기 투자 인센티브

공매도 잔고 1위 셀트리온 주주 "나스닥 가자"
10년 간 셀트리온 '10배'·은마아파트 '2배' 올라
금융당국, 주식 장기 투자 인센티브 마련 속도내야
  • 등록 2021-02-03 오후 2:21:33

    수정 2021-02-03 오후 9:07:5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 나라에서는 절대 셀트리온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이 없기에 부득이 우리는 미국 나스닥행 이전을 추진합니다”.

개미와 공매도 세력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미국 게임스톱(게임스탑·GME)의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공매도 잔고 1위인 셀트리온(068270)이 주목받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2018년 2월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에도 공매도 공격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며,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나스닥 이전 상장’ 안건 제출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28일 기준 2조 598억원으로 코스피시장 전체 잔고(6조 1096억원)의 33.7%에 달한다. 코스피 공매도 잔고 2~10위 종목을 모두 합한 금액(약 1조 6000억원)보다도 많다. 이로 인해 향후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게임스톱과 유사한 사태가 셀트리온 등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에서 벌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공매도에 대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뿌리깊은 반감은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강한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넘게 동의한 것도 공매도 금지가 코스피지수 3200선, 코스닥지수 1000선을 넘긴 원동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와 주가 하락은 단기적 영향은 있을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론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셀트리온의 경우 2011년 2월 주가가 3만 5000원 선이었지만, 10년 뒤인 지난 2일 종가 기준 35만 5500원으로 10배나 증가했다. 또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인 에이치엘비(028300)는 같은기간 주가가 2000원선에서 9만 4800원으로 50배 가까이 급등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시세가 같은기간 11억 5000만원에서 23억원으로 두 배 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이들 주식의 가파른 상승세를 체감할 수 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 여부와 관계없이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등의 성장성과 기업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해왔다면,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동학개미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기 투자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과 달리 주식은 장기 보유에 대한 별다른 제도적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장기간 일정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피’ 장세를 이어온 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2023년부터는 주식 양도소득세까지 전면 도입돼 장기 투자에 대한 매력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3일 공매도 금지기간을 오는 5월 2일까지 추가 연장했다. 이후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형주만 공매도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법공매도 차단을 위한 제도 보완과 개인 공매도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반대하는 근본적 이유는 주가 하락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자체에 대한 개선안 마련과 함께 장기 투자로 이를 상쇄할 수 있도록 올해 추진키로 한 주식 장기 보유 인센티브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