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기 유럽 지상·공중 누빈다…폴란드에 대규모 수출 성공

KAI, FA-50 경전투기 48대 수출, 현지 MRO 건립 추진
현대로템, K2전차 980여대 공급 추진…현지 기술협력 생산
한화디펜스, K9자주포 추가 수출…48문 우선 공급키로
  • 등록 2022-07-27 오후 7:06:44

    수정 2022-07-27 오후 9:26:42

[바르샤바(폴란드) 국방부 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FA-50 경(輕)전투기와 K2 전차,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의 폴란드 수출이 확정됐다. 단기적으로는 10조원대, 장기적으로는 20조원이 넘는 수출 성과가 예상된다.

폴란드 정부는 27일(현지시간) 바르샤바 국방부 청사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와 각각 무기체계 도입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는 한국 기업 대표 연설을 통해 “폴란드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무기체계를 사용하면서 양국간 유대관계가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을 통해 경제 전반에 걸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가 주최한 FA-50 경전투기, K2전차, K9자주포 도입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 체결식에서 이용배(왼쪽부터) 현대로템 대표,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국영방산기업 PGZ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
KAI, MRO센터·비행학교 설립 함께 제안

역대 최대 규모로 FA-50을 수출한 KAI는 내년 상반기부터 FA-50 12대를 납품하고 이후 항공정비(MRO)센터를 현지에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MRO는 항공기의 수리·정비·개조 등 종합 정비창을 의미한다. KAI는 이번 수출 협상에서 MRO 건립을 함께 제안해 폴란드 정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나 이탈리아 M-346 경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동률이 50%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유럽의 경전투기 시장이 200여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폴란드 MRO센터는 주변 유럽국가들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AI는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국제비행학교도 폴란드에 설립할 예정이다. 동유럽국가에는 양성교육기관이 없어 대부분의 조종사가 미국에서 교육을 받는다. 폴란드는 이번 국제비행학교를 통해 현재 운용 중인 미국 F-16 조종 교육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은 이날 체결식에서 “FA-50은 가볍고 F-16을 기반으로 하는 다목적 항공기로 우리가 잘 적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F-16을 운행해 본 조종사는 FA-50으로 연습하는 데 몇 시간이면 되고, FA-50은 기술 효율성이 85%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KAI는 이번 폴란드 수출을 기점으로 오는 2024~2025년 미국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280여 대 규모인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를 도입하는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이 대상이다. FA-50은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에도 수출이 사실상 성사됐거나 성사 직전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호 KAI 사장은 “유럽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국산 항공기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한국 무기체계 계약 체결 이후 FA-50 경전투기를 납품할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
K2 전차·K9 자주포 단계적 수출 추진

이와 함께 폴란드는 우리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K2 전차도 980여대 가량 도입할 예정이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전차 사업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K2 전차 180대를 직도입하고, 2단계로 800대 이상을 현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부터 생산되는 2단계 버전은 폴란드 현지 특성에 맞게 현지화 한 K2PL 모델이다. 현대로템은 앞서 터키에 K2 전차 기술 수출을 진행한바 있지만 완제품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경우에는 폴란드가 우선 48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내에 인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600여문 추가 수출 협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앞서도 K9 자주포를 도입한 바 있다. K9 자주포는 현재까지 터키,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에 이어 호주와 이집트 수출에도 성공했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국산 무기체계 도입 계약의 특징을 ‘신속한 인도’와 ‘대규모 기술 이전’이라고 평가하면서 “광범위한 방산업계가 참여해 폴란드 내에서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가 이같이 대규모의 무기체계를 조기에 도입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전력 공백 때문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우크라이나가 전란에 휩싸이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됐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8억10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 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도 이런 지정학적 요인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대러 관계를 의식해 폴란드 수출 계약에 대해 줄곧 함구해왔다. 그러나 대규모 수출이 성사된 만큼 폴란드에 방산 협력을 전담할 무관을 별도로 파견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지난 2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요 국가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방산 업무 전담 무관 파견을 통해 방산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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