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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품질개선으로 美 시장 영토 늘렸다
정 회장은 그룹 회장 취임과 동시에 ‘인류를 위한 진보’란 경영 철학을 제시하고 앞으로 혁신을 예고했다.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현대차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은 바로 이 같은 철학에서 나왔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이후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상품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이른바 괴물차로 불리는 최대 641마력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을 세상에 선보였다. 일본 드리프트 제왕으로 불리는 전 프로레이저 츠치야 케이치가 “재밌는 차”라고 칭찬한 차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뿌리부터 바뀌는 와중에 글로벌 시장 선두권으로 팍 치고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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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최근 성과가 ‘반짝실적’이 아니라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의 달라진 위상을 통해 짐작 가능하다. 전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지인 미국은 품질과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결코 공략할 수 없다고 평가받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 3분기 미국에서 역대 최대인 22만5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을 8.8%나 끌어올렸다. 덕분에 미국은 올해 국내를 제치고 현대차의 단일 국가 기준 최대 판매처에 올랐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기본적으로 품질개선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환 전략이 잘 먹혀들었다”며 “초기 상품을 구상하고 개발하는 단계부터 미국 디자인센터와 연구소와 협업하는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부분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연결되며 제네시스까지 잘 팔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업계 최대 화두인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선도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해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16만9000대로 전년 대비 33.1%나 판매가 늘었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이 선전한 효과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는 추세지만 전기차 생산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서 부사장은 “2024년으로 예정된 미국 현지 전기차 양산일정을 늦출 계획은 없다”며 “충전 인프라, 가격부담 등 잠깐의 허들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전기차를 확대하는 전략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