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특정 국가’의 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이는 “전장에 끊임없이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란 앞선 중국 외교부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 친강 중국 외교부장.(사진=중국 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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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신화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친강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베이징 외교 청사에서 열린 란팅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안보 없이는 세계에 안보도 없을 것”이라면서 “외부로부터의 중국에 대한 억압과 봉쇄가 확대·강화돼 중국의 주권과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와 강권정치, 냉전적 사고, 진영 대결, 중국 내정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국가 주권, 안보, 개발 이익 및 국제 공정성과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분쟁이 계속 확대되거나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한 듯 “특정 국가들은 불을 지피는 ‘땔감’ 공급을 중단하고, ‘오늘은 우크라이나, 내일은 대만’과 같은 과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친 부장의 해당 발언은 중국이 러시아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는 근거를 확보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방침은 평화 촉구로 미국이 중·러 관계에 대해 지시하거나 압박할 수 없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친 부장은 이날 공개된 글로벌 안보와 평화에 관한 핵심 개념과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안보구상(GSI) 개념 문서’를 공식 발표했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제 안보 구상으로, “공동의 포괄적이고 협력적이고 지속가능한 안보 개념을 견지하는 것”이 핵심 이념이다. ‘전쟁과 제재가 아닌 대화와 협의를 통한 국가 간 이견 및 분쟁 해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GSI에 대해 “스스로를 책임감 있는 강대국으로 묘사하고, 미국의 군사 동맹 모델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