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안산시내 수놓은 노란 물결

4호선 고잔역 시작으로 416기억교실 및 단원고 앞 행진
시민단체 등 1000여명 참석해 침묵 시위 진행
일부 주민들 '세월호 납골당 반대' 목소리 내기도
  • 등록 2018-04-16 오후 3:51:15

    수정 2018-04-16 오후 4:06:54

16일 오후 1시쯤 안산 고잔역 1번 출구 앞에서 4·16국민연대 및 4·16안산시민연대 관계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침묵 행진을 진행 중이다.
[사진·글=이데일리 사건팀] “세월호를 잊지 않겠습니다. 아이들의 우주와 꿈을 기억해주세요”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16안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시민들 1000여명(경찰 추산·기동중대 3개·경력 220명)이 ‘세월호 4주기’를 맞아 16일 안산에서 침묵 행진(고잔역~합동분향소)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1시 4호선 고잔역 1번 출구에 모인 참가자들은 손팻말과 국화를 하나씩 들고 3㎞ 상당의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행진을 마치고 오후 2시 45분쯤 합동영결식 장소로 합류했다.

4·16기억교실에서 단원고까지 ‘침묵행진’

행진 맨 앞은 4·16연대 상임위원 및 4·16안산시민연대 대표 10여명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오후 1시 10분쯤 침묵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 단체는 미리 준비한 국화꽃 1000송이와 손팻말 1000개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후 고잔역을 시작해 4·16기억교실이 마련된 안산교육지원청→단원고→생명안전공원→합동분향소로 이동했다.

행진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경건하게 각자 앞을 보고 걷거나 함께 온 동료들과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시위대를 따라 걸었다. 추모의 의미로 검정색 복장을 한 시민들이 대다수였고, 청바지에 나들이 복장으로 온 시민들도 더러 보였다.

교복을 입고 행진에 참석한 서울 동작구 주민 노창석(24)씨는 “매년마다 오는 게 연례행사였고 올해는 정권이 바뀌어서 무거운 마음이 덜어졌다”며 “학생들이 희생당한 일이기에 이를 추모하기 위해서 교복을 입고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오후 2시쯤 세월호 4주기 추모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안산 단원고 앞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헌화와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우주와 꿈을 기억해주세요”

오후 1시 35분쯤 안산 단원고 앞에 도착한 이들은 행진을 잠시 멈추고 학교 정문 앞에 미리 마련된 장소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헌화와 묵념을 진행했다.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는 “수업 중이라 지금 학교 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학교를 지나며 국화를 자연스럽게 헌화하고 바람개비를 받아가라”며 “이들의 우주와 꿈을 기억해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추모 행렬에 동참한 시민들은 바닥에 깔린 흰 천 위에 국화를 내려 놓은 뒤 짧은 묵념으로 희생자를 위로했다. 시민들은 1~10반까지의 아이들 얼굴과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2016년 단원고를 졸업한 딸이 있다는 오혜란(50)씨는 “안산시민으로서, 대한민국의 엄마로서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세월호의 진실이 꼭 밝혀졌으면 좋겠고 내 아이들이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에 살았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단원고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노란색 바람개비를 받아든 시민들은 마지막 행선지인 합동분향소로 들어서기 전 화랑유원지 주변에 추모의 의미로 바람개비들을 세워뒀다.

고 권순범군 어머니 최지영(55)씨는 “정권이 바뀐다고 다 해줄 거라 믿고 있으면 안 되며, 오늘을 계기로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진실 밝히는 덴 더 빠른 속도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지금껏 닦아놓은 길은 우리 아이들을 보낸 뒤엔 더 빠르게 닦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안산 모 아파트단지에는 세월호 납골당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일부 주민 ‘납골당 건설 반대’ 반대 목소리도

반면 몇몇 주민들은 추모 행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앞서 안산 시민들 일부는 “추모공원 내 희생자 봉안시설을 만들면 공동묘지와 차이가 없다”며 세월호 생명안전공원 건립을 반대해왔다.

화랑유원지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6)씨는 “우리 고잔동 주민들도 슬프고 아프지만, 이렇게 행사가 있으면 장사를 제대로 못한다”며 “추모공원 만들어도 좋은데, 외곽으로 나가서 조성했으면 한다”고 넌지시 말했다.

고산동 주민 이모(70)씨는 “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납골당을 세우는 건 다른 것이고 유족들은 다 이사간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죽겠다. 난 여기서 60년을 넘게 살았다. 왜 서울에서 여기로 다 내려와서 난리를 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해양수산부가 공동주관하고, 경기도교육청과 안산시가 지원하는 ‘4·16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오후 3시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엄수한다. 정부합동분향소는 이날 영결·추도식을 마지막으로 추모공원 조성계획에 따라 이달 중 철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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