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일 정상회의 겨냥' ICBM 도발 징후…대통령실 "대비 태세 지참"

국정원,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서 밝혀
北, 그간 한미연합연습 등 반발해 무력 도발 일삼아
대통령실 "순방 기간 전후로 한미 대비 태세 강화"
  • 등록 2023-08-17 오후 5:07:10

    수정 2023-08-17 오후 10:16:12

[이데일리 권오석 김기덕 기자] 오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둔 가운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무력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정상회의 핵심 의제가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및 확장억제 등 안보협력 강화에 있는 만큼, 북한이 내부 결속·군사력 과시 차원에서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과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17일 “국가정보원은 한미일 정상회의 또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북한이 ICBM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 중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비공개로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ICBM 발사 지원 차량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평양 산음동 등에서 포착됐다”며 “액체연료공장에서 추진제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체미사일 생산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고도 경고했다.

앞서 북한의 가장 최근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4일로, 당일 오후 11시 55분쯤부터 다음날 0시까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었다. 당시 도발은 미국의 LA급 핵추진잠수함(SSN) ‘아나폴리스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됐다. 북한은 그간 한미군사연습 시기를 전후로 무력 도발을 일삼아 왔다. 일례로 지난 3월 실시된 한미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 반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특히 국정원은 북한이 한번 실패했던 군사정찰위성을 재시도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했으나 엔진 고장 및 연료 문제 등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유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하반기 최우선 주문과제로 군사 정찰 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다”며 “지난번 실패한 군사 정찰 위성 결함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 75주년을 맞아 8월 말 또는 9월 초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 보고를 전했다.

이어 “군사정찰위성 1차 발사 실패와 관련해 북한에서는 엔진 계통 문제라고 밝혔고, 엔진 결함 시정을 위한 집중적인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정원에서는 엔진 결함의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순방을 떠나는 대통령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순방 기간을 전후로 여러 가지 한미 대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 한미 군사 훈련도 진행한다”면서 “대응 매뉴얼과 대비 태세를 지참하고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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