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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심리로 열린 신 회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수석을 향해 진술의 신빙성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안 전 수석이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으며 진술을 바꿨거나 다른 진술자들과의 진술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을 물고 늘어졌다
변호인단은 안 전 수석이 애초 2016년 3월14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단독면담 일정을 잡은 것과 관련해 “애초엔 2월 독대가 무산된 후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면담 일정을 다시 잡기 위해 신 회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진술했지만 이제 와선 ‘면담 아니면 창조경제혁신센터 행사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면담 일정을 잡기 위한 전화가 확실하냐”고 따져 물었다.
안 전 수석은 이에 대해 “면담 관련해 신 회장과 통화한 것이 확실하다”며 “총수 면담에 이인원 전 부회장이 잘못 온 상황을 알고 있느냐고 얘기했고 그에 따라 면담 이야기를 했다고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신 회장 측은 ‘안종범 수첩’ 속 2016년 3월10~14일 사이에 기재된 롯데 관련 내용을 기재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변호인단은 “안 전 수석이 1심에서 애초 ‘기재 경위가 기억이 아지 않지만 누구에게 듣지 않고는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니까 말해줄 사람은 신 회장과 소진세 롯데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두 사람밖에 없다고 했다”며 “올해 1월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선 ’분명한 사실은 신 회장과 (3월11일) 오찬을 하며 적은 것은 아니다. 소 위원장과 통화하다가 듣고 적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안 전 수석은 이에 대해 “해당 내용을 롯데 측에서 들었다면 신 회장이 아니라 소 위원장이지만 어느 루트인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즉 신 회장과의 오찬이 루트는 아니라는 것이고 받았다면 소 위원장이라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신 회장 측은 또 안 전 수석이 신 회장과의 단독면담 이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아 수첩에 기재한 경위에 대해 진술을 바꾼 것도 문제삼았다. 변호인단은 “안 전 수석이 애초엔 ’박 전 대통령이 전화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가 통화내역이 없는 것이 밝혀지자 ’면담 장소로 직접 불러 받아 적었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기억이 없고 둘 중 하나는 분명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그 당시에 항상 전화로 불러줘 애초 그렇게 진술했지만 통화내역이 없다니까 불러서 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전 수석의 진술은 신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지배하던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는 공소사실의 핵심 증거였다. 이때문에 신 회장 측은 항소심에서 안 전 수석의 진술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앞서 신 회장 측은 1심이 유죄 증거로 받아들인 안 전 수석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100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변호인단은 항소이유서에서 “1심이 안 전 수석 진술에 대해 일정 부분을 믿지 않으면서 유죄와 관련된 부분은 믿었다”고 비판하며 증인신문 필요성을 강하게 요청해 재판부로부터 허락을 받아냈다.
한편 신 회장 재판은 오는 9일 피고인신문을 끝으로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사건 심리를 마무리하고 11일 기일부터 경영비리 혐의 심리를 시작한다. 재판부는 8월 중하순으로 예상되는 마지막 변론을 끝으로 국정농단·뇌물공여 사건의 심리는 마무리하고 신 회장에 대한 구속 만료기간인 10월12일 이전에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