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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은 당장 인터넷은행이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기업대출이나 자산관리 분야에서 역할이 제한되는데다 덩치 자체도 워낙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또 주택대출을 포함해 가계대출의 영역을 확대한다고 해도 은행의 영역을 쉽게 공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금액 자체가 고액인데다 등기를 포함한 법적 제도적 장벽 탓에 온라인으로 거래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강점을 지닌 소매금융 분야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은 위협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기존에 내놓은 모바일뱅킹의 사용환경을 고객중심으로 개편하고 금리를 포함해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상품도 다양하게 내놓으면서 공세를 차단할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제공하기 어려운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인터넷은행과는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부 시중은행은 필요하다면 제3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을 가장 경계하는 곳은 저축은행 업계다. 인터넷은행이 강점을 보유한 중금리 대출시장을 놓고 경쟁 관계를 형성해서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적용되는 연 10% 안팎 수준의 금리 상품을 말한다. 케이뱅크는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소비자에 대한 대출 비율이 40%를 넘는다. 앞으로 더 많은 인터넷은행이 출범한다면 이 시장을 놓고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쫓아가기 위해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는데 젊은 고객 반응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인터넷은행의 비상금 대출과 같은 간편 대출 상품도 출시해 많이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익숙한 서민대출 상품을 꾸준히 이용하는 고객들 뺏기지 않도록 금리 미세조정도 계속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체크카드의 경우 발급 좌수는 많은데 이용실적까지 좋을지는 의문이다. 아직 시장을 잠식하지는 못했다고 본다”며 “이들이 예고한 앱투앱 결제상품이 아직 출시 전이라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3, 제4의 인터넷은행이 나오고 이들의 활동폭이 커지면 은행이나 카드사들도 수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금융권의 수수료나 금리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