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만 건드려야" "씨앗 뿌려야 열매 거둬"…R&D예산 삭감에 쏟아진 우려

국민의힘 과학기술특위 현장 간담회
與 "심의 과정서 필요한 부분 해결" 증액 시사
  • 등록 2023-10-31 오후 6:51:56

    수정 2023-10-31 오후 6:51:5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과학기술인은 31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카르텔을 바로잡겠다는 이유로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해 과학기술 관련 연구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과학기술 관련 R&D를 진행하는 현장 연구자들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현장간담회에서 “여태껏 쌓아놓은 생태계가 무너지면 다시 복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우성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구개발(R&D)예산 관련 현안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초연구연합회장인 정옥상 부산대 화학과 교수는 R&D 예산 삭감을 두고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격양돼있다”는 분위기를 전하면서 “기초연구는 한 세기가 필요한 분야로 지속성과 다양성이 유지돼야 하는데 선택과 집중을 얘기한다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책부원장은 “효율성 때문에 예산을 삭감했겠지만 벼룩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울 수 있다”며 “씨앗을 뿌려야 열매를 거두는데 과학계에선 그 씨앗이 젊은 과학자다. 이들에게 기회도 주지 않는다면 우리의 앞날이 아주 캄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확 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연구 비효율을 거론하는데 과학기술 정책과 관리직에 비효율이 있다”며 “환자의 종양만 잘라내야 하는데 모든 팔과 다리에서 30%씩 자르는 식”이라고 직격했다.

젊은과학자 대표로 간담회에 자리한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효율화 방향성에 대해 들었을 땐 일부 굉장히 성과가 저조하거나 불성실한 과제에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나름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한다고 믿는 연구자에게 적용되는 줄 몰랐다”며 “기초과제는 기초분야 연구자에겐 버팀목으로 연구 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이종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여성 연구인력 대부분이 비정규직에 있는데 갑작스러운 연구비 삭감의 영향은 비정규직에 있는 여성 과학인력일 것”이라며 “과학 생태계가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부분이 될 수 있다. 기초과학 연구 활성화는 대한민국 과학의 미래”라고 피력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당 과기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항공과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R&D 예산에 대해 “여야의 지나친 정쟁 대상이 되면 100% 원상 회복 혹은 원안 유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결론 나기 쉽다”며 “국민의 뜻이 모이는 국회에서 충분히 듣고 논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영식 당 과기특위 부위원장은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다는 것은 맞다”면서도 “(연구가) 비효율적이거나 부진해 삭감된 예산을 원상 회복하면 안 된다는 것일 뿐, 혁신적이거나 도전적이거나 젊은 과학자에 대한 투자는 필요하다면 증액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R&D 예산 총액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야가 합의하기 나름”이라고 부연했다.

특위 위원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단순히 삭감된 예산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을 잘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특위 위원인 홍석준·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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