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를 논의중인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30일 막판까지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당초만 해도 결론 도출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날 이사회를 앞두고 사내이사 1명이 돌연 사임을 표하는 등 이사진 내부 진통이 일면서 결정에 따른 부담도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화물 적재하는 모습.(사진=아시아나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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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시작된 이사회는 오후 5시 넘어 정회했다가 6시쯤 속개했다. 이후 재개한 회의에서도 4시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회의가 길어지는 것은 일부 이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동의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이날 밤늦게, 또는 늦어도 오는 31일 오전 중에는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결론이 나더라도 곧바로 공시를 통한 결과 발표는 어려울 수도 있다. 공시 마감 시간인 오후 7시 전에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다음날 오전 공시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번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 결정을 놓고 이사회 내부에서도 진통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그동안 매각에 반대 의견을 보여온 사내이사 1명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며 불참하기도 했다. 일부 사외이사는 화물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직원 반대 등을 우려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사진 사이에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만이 아시아나항공의 유일한 살길이라는 주장과 화물사업까지 매각하며 합병하느니 차라리 제3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맞서는 양상이다. 이에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해 이날 이사회가 예상보다 길어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대한항공과의 합병 명운도 갈릴 전망이다. 화물사업 분리매각 부결시 EU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해 사실상 합병 무산 수순을 밟게 된다. 반면 가결 시 대한항공은 이 내용을 담아 31일까지 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EU 심사 통과의 키(key)로 꼽는 화물사업부 매각이 결정되면 승인을 받는 데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