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30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의 핵심인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열었지만 격론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사회는 추후 논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늦어도 내일(31일) 유럽연합(EU)에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시정 조치안을 제출해야 하는 만큼, 그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동의를 구하지 못할 경우 EU 측에 양해를 구하고 설득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화물 적재하는 모습.(사진=아시아나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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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업계에 따르면 오후 2시께 서울 모처에서 시작된 이사회는 오후 5시10분쯤 정회했다가 5시35분에 속개됐다. 이후 4시간30분 넘게 마라톤회의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일부 이사들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한 후 화물사업을 분리 매각한다는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그간 매각에 반대 의견을 보여온 사내이사 1명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며 불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사외이사는 화물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직원 반대 등을 우려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사진 사이에선 대한항공과의 합병만이 아시아나항공의 유일한 살길이라는 주장과 화물사업까지 매각하며 합병하느니 차라리 제3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대한항공과의 합병 명운도 갈린다. 화물사업 분리매각 부결 시 EU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해 사실상 합병 무산 수순을 밟게 된다. 반면 가결 시 대한항공은 이 내용을 담아 31일까지 EU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EU 심사 통과의 열쇠로 꼽히는 화물사업부 매각이 결정되면 승인을 받는 데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