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증시…IPO 분위기도 시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17~1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공모가 밴드(1만4600~1만6700원) 하단에 못 미치는 1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냉랭한 항공 시장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 신뢰를 지키기 위해 시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3위의 티웨이항공은 최근 증시 조정과 같은 LCC인 진에어(272450) 제주항공(089590) 주가 급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와 제주항공 주가는 유가 급등으로 2분기 실적 우려가 부각되며 지난달 이후 각각 22.5%, 17.7% 빠졌다. 오너리스크, 기내식 사태 등 연일 악재가 이어지며 항공주(株)에 대한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되며 티웨이항공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시장 IPO는 최근 공모주 시장 과열 양상에 불을 지핀 코스닥벤처펀드 영향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지난 4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공모주 물량을 우선 배정받기 위한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에만 IPO를 진행하는 기업이 9개나 몰리면서 수요가 분산돼 경쟁이 잦아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롯데정보통신과 티웨이항공 등 대형 종목들은 덩치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다 보니 무리해서 경쟁에 뛰어들 필요가 없었다는 것.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영향으로 기관투자가는 공모주 가격보다는 물량 배정에 더욱 관심을 보였는데, 시장의 과열양상이 잦아들면서 정상화되고 있다”며 “지난달 이후 종목별 기업가치와 밸류에이션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수요예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PO 시장은 차분해진 분위기에서 종목 선별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분위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공백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의 경우 상반기 성과 평가후 자금을 집행하려면 빨라야 8월 중순이나 돼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버티는 시장이 이어지다가 휴가시즌이 끝나고 나면 자금 집행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도 “IPO 시장에 하반기에는 60개 이상의 기업이 몰리면서 신주 물량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과열 보다는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코스닥 상장 기업의 흥행 열기도 한풀 꺾였다. 코스닥 상장 기업들은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수요예측에서 700~8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왔으나, 지난 18~19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디아이티의 경쟁률은 105대 1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