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는 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영권 방어 자신감

한진가 내부 갈등 사실상 인정
"말씀 못드려" "결과 지켜봐 달라"
민감한 질문엔 즉답 피해
"수송보국 철학 계승" 결속 강조
  • 등록 2019-06-03 오후 8:30:00

    수정 2019-06-03 오후 8:30:00

3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항공 미디어브리핑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 최종 브리핑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쓰며 눈길을 끌었다. 외신의 질문에 별다른 통역없이 유창한 영어로 답변했다. 국제사회 규제, 저비용항공사(LCC) 범람 등 다양한 질문에 ‘그룹 총수’로서의 입장을 차분하게 전달했다.

물흐르 듯 답변을 내놓던 그가 오히려 모국어인 한국어 답변에 어려워했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와 둘러싼 민감한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경영권·상속 문제 등에 대해 “가족 간 협의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를 인정하는 태도를 취했다. 각종 추측으로만 제기되던 ‘경영권 분쟁’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 “가족들과 협의 완료된 것은 아냐”..경영권 분쟁 ‘시사’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IATA 서울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상속 문제에 대해 “가족들과 협의를 하고있다.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은 못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 결과를 지켜봐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을 총수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원태·현아·현민 등 한진가(家) 내부 경영권분쟁의 불씨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조 회장은 아버지가 별세한 지 2주 만에 한진그룹 동일인(총수)에 올랐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그룹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으지 못한 점이 드러나면서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3남매(조원태·현아·현민) 사이 지분 상속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공정위는 조 회장을 총수로 지정하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며 3남매의 지분 상속과정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구조를 보면 조양호 전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고, 조원태 회장(2.34%)과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가 각각 2%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의 주식이 누구에게 상속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조 전 회장의 유언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법정비율에 따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5.94%, 조 회장 등 자녀 3명은 3.96%씩 나눠 받게 된다. 이날 조 회장은 “선대가 갑자기 별세하는 바람에 특별한 말씀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며 유언의 존재를 사실상 부인했다.

조 회장은 상속세 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런 언급을 하면 주가에 반영될 것 같다”며 “굉장히 곤란하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뚜렷한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 “KCGI, 한진칼 주주일뿐..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자신감

최근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KCGI에 대해 “한진칼 주주로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KCGI측과)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만난 적 없다”며 “만나자고 연락온 적도 없다. (연락이)온다고 하더라도 주주로서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KCGI는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15.98%까지 끌어올리며 오너 일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분경쟁의 신호탄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일단 그룹 경영권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당분간 ‘수송보국’의 기본철학을 유지하며 올해 크고작은 일을 겪으며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변화는 과감하게 하겠다”면서도 “기본철학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갑작스레 별세한 조 전 회장의 빈 자리를 추모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아직도 주변에 아버지가 계신 것 같다”며 “회사 미래를 위해 (회장직을) 수락했지만 아직도 마음이 허전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반박불가 최고미남
  • 아이언맨 출동!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