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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은 “어느덧 나이를 먹다 보니 60이 넘었다. 제가 활동적으로 국가, 나라, 국민에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가능하면 재계도 전체가 같이 힘을 합해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협조돼야 한다. 이걸 하나의 계기가 돼서 물꼬를 돌려야 하는 일들이 있다”고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최 회장은 정치권에서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재계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규제를 무조건 반대한다고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왜 규제가 생겼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중요 포인트는 그 규제가 원래 규제를 하려던 정신과 일치하는가, 효과가 있었는가,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것 아닌가 등 인식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소통을 통해 풀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단체와 협력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경제단체와 협력에서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열려있다”며 “서로 간 협력을 하겠다. 협력 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최근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NC소프트 대표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 합류한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 회장은 “지금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려면 먼저 IT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데이터와 관련한 분들이 많이 참여하면 그분들이 가진 새로운 시각과 감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들의 합류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SG, “정책이 아닌 과학…신사업으로 접근해 새로운 분야로”
최 회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두 가지가 겹쳐 있는 상황이라서 대한민국의 무역, 수출 등 기업 활동이 쉽지 않다”며 “환경 문제에서 우리 기업이 더 빠르게 치고 나간다면 우리 건강을 회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론이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SK그룹에선 이번에 대한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한 이형희 SK 사회적가치(SV)위원회 위원장은 최 회장의 이러한 상의 활동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대신해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열어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시민단체, 학계 등 50여명의 이해관계자들의 고충과 당부를 공유했다. 최 회장은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도 “대한상의는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과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사회·소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해결방법론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 간 입장이 달라서, 소통이 부족해서, 함께 협업하지 못해서 사회적으로 풀지 못하고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정몽윤 서울상의 부회장(현대해상 회장), 이한주 서울상의 부회장(베스핀글로벌 대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