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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은 23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과 간담회에서 “금융권의 맏형인 은행이 쓸모있는 금융, 도움이 되는 금융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KB,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을 비롯해 22개 은행과 금융기관장이 모두 참석했다. 윤 원장이 국내 은행장과 얼굴을 맞대는 것은 지난 5월 취임 후 처음이다.
윤 원장은 은행권과 첫 대면에서 은행산업의 신뢰회복이 필요하다며 쓴소리로 시작했다. 최근 채용비리와 대출금리 부당부과를 포함해 은행권에서 잇따른 금융사고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쓸모있는 금융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금융을 뜻한다”면서 은행이 그동안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과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원활히 배분될 수 있도록 자금중개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이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경제 혈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와 윤리경영을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채용규모를 전년대비 약 54% 확대하고, 7000억원 규모의 공동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는 등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는 사례를 거론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은행장들은 윤 원장과 첫 만남인만큼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대부분 말을 아꼈다.
간담회 전 기자와 만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일단 (금감원장) 말씀을 들어보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도 “앞으로의 감독방향이 어떨지 금감원장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학자로 계실 때와 실제 원장직을 맡으신 뒤 생각의 변화 있는지 들어볼 좋은 기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