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 문제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 웃돈을 받고 광고를 최상단에 노출해 주는 제도를 둘러싸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앱 업체 간 격론이 벌어졌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앱의 정보 독점·왜곡이 소비자 피해를 낳고 높은 중개 수수료와 광고료는 가맹점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배달앱 측은 “배달앱 등장 이전의 전단지, 전화 주문 방식에 비해 저비용·고효율의 광고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프랜차이즈協, “기존 배달 시스템 붕괴, 영업지역 침해 문제도”
지난 8월 배달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이날 첫 정책 토론회를 열고 관련 문제 공론화에 나섰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손잡고 배달앱 시장 문제와 관련, 공식적으로 포문을 연 셈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이 자리에서 발표한 ‘배달앱 문제 현황 보고서’에서 “배달앱이 비싼 광고료와 소수 업체의 독과점 구조로 배달 음식업 점주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음식 배달 시장에서 배달앱이 차지하는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전체 15조원의 20∼30%로 추정된다. 특히 주문·결제 편의성, 이용 고객 할인과 마일리지 등의 혜택 등의 장점을 앞세워 수년 내 1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높은 광고 수수료를 문제 삼았다.
배민은 중개 수수료가 0원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월 8만원 기본 광고료에 외부결제수수료 3.3%를 부과하고 있다. 요기요는 주문 한 건당 중개 수수료 12.5%에 외부결제수수료 3%를 더해 15.5%의 수수료를 매긴다. 배달통은 외부결제수수료를 포함, 총 5.5%의 수수료에 광고비 월 3만·5만·7만원을 내게 한다.
또 앱 최상단에 광고를 노출해주는 슈퍼리스트(배민)·우리동네플러스(요기요)·프리미엄 플러스(배달통) 등의 제도로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협회 측은 “수수료는 유통 과정 증가로 발생한 추가 비용과 유사하다”며 “배달앱 광고료는 일종의 ‘온라인 상가’ 임대료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성훈 세종대 교수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광고 경쟁은 과도한 판촉 비용 상승 탓에 궁극적으로 소비자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경무 가맹점주협의회 실행위원은 “가맹점주들이 ‘슈퍼리스트’ 금액으로 매월 200만~300만원을 써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며 “결국 광고비가 매출을 깎아먹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말했다.
배달앱 측 “변종 아닌 효과적 광고 방식”…‘슈퍼리스트’ 극히 일부
이현재 배민 대외협력실 이사는 “배달앱 이전의 전화 주문은 프랜차이즈협회에서 만든 1588 대표전화를 통해 건당 700~1000원의 수수료가 나갔다”면서 “가맹본부로 들어가던 불필요한 금액을 효율적으로 줄여 소상공인의 이득을 만들어 가는데 실질적 혜택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퍼리스트’ 입찰과 관련해선, “슈퍼리스트를 활용하는 업주는 중소자영업자 6만명 중 6.2% 밖에 안 된다”며 “입찰 당시에도 ‘마약’과 같기 때문에 특별한 마케팅 기간에만 쓰라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10만원 이하를 내는 업주는 전체의 45.7%이고 200만원 초과는 0.2%밖에 되지 않는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변종 광고비라는 지적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교수는 광고료 상한제 등을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고, 고형석 선문대 교수는 음식 사업자와 배달앱 운영자 간 공정거래질서를 세우기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배달앱으로 인해 사실상 유통과정이 한 단계 더 추가되면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에 고통받고 있다”며 “올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면밀히 다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