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사장은 7일 오전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협의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비롯한 9개 기업 총수들이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특별조사위원회에 출석, 13시간 동안 집중 질의를 받은 데 대한 소감이다. 박 사장은 앞서 “기업할 재미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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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전실 해체 작업 본격화..“특검에 대비”
삼성은 조만간 미래전략실 개편작업에 돌입하는 한편 20일 전후로 있을 특검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미래전략실 해체에 대해 당혹해하면서도 이 부회장에게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자연스레 지주사로 컨트롤타워가 이전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았다. 미래전략실은 최근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1팀과 삼성전자 외 계열사를 담당하는 2팀을 통합하는 등 이미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특검과 관련해서는 청문회 당일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압수수색과 이 부회장 등 관계자 소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특검은 지난 11월30일 출범 이후 현재 준비작업 중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강제수사와 소환조사 등이 가능한 공식 수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20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롯데·SK·한화 등 안도의 한숨..긴장감 유지
SK그룹은 전날 청문회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가감없이 회사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어지는 국조특위에서 대기업 관련 내용이 나올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보고서, 삼성그룹 빅딜 등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청문회 출석이 끝나면서 한시름 놓았다”면서도 업무는 정상화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005380)는 정몽구 회장이 청문회 당일 장시간 스트레스로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것 외에는 평소 모습을 되찾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초 목표했던 판매량이 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 하루가 중요하다. 차분한 분위기로 돌아가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며 “특검과 관련해 해당 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