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 이끈 이용규·김태균...결국 리더가 살아야 팀이 산다

  • 등록 2020-06-16 오전 5:00:00

    수정 2020-06-16 오전 5:00:00

한화 이글스 18연패 탈출을 이끈 이용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어린 선수를 키우는 것은 감독이나 코치가 아니라 고참이다.” 현재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양신’ 양준혁의 말이다. 18연패에서 간신히 탈출한 한화 이글스가 명심해야 할 말이기도 하다.

한화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서스펜디드 홈경기에서 7-6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길었던 연패 사슬을 끊었다. 내친김에 뒤이어 열린 경기에서도 3-2로 이기면서 지난달 22일 이후 23일 만에 연승을 기록했다.

한화의 연패를 통해 다시 확인된 사실이 있다. 팀을 이끄는 주인공은 결국 베테랑, 즉 리더라는 것이다. 한화가 연패에서 벗어난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9회말 끝내기 승리가 가능하도록 발판을 놓은 것은 팀의 리더 이용규와 김태균이었다. 이용규가 살아나가고 김태균이 폭발하면 한화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두산전 2연승이 잘 보여줬다.

이용규는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4-5로 뒤진 7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의 몸쪽 공을 피하지 않고 몸으로 받아내 1루에 출루했다. 이후 정은원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 역전을 이끌어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이용규의 집중력이 빛났다. 선두타자로 나와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결국 노태형의 끝내기 적시타로 승리를 확정짓는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정은원의 역전 적시타와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 모두 이용규가 차린 밥상이 있었기에 빛날 수 있었다.

김태균도 마찬가지다. 김태균은 연패에서 벗어난 경기에서 0-2로 뒤진 1회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려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모처럼 김태균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기록을 남겼다.

한화의 18연패 기간 동안 이용규는 18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9푼6리, OPS 7할6푼7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컨디션 난조로 18경기 가운데 8경기에만 나섰다. 타율은 3할2푼이었지만 기대했던 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길었던 연패의 가장 큰 문제는 고참 선수들의 부진이었다. 팀의 고참급인 송광민, 최재훈, 이성열, 김문호 등이 타율 1할대 이하였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부임한 뒤 부진한 1군 고참 선수들을 2군으로 대거 내린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한화는 연패를 당하면서 유망주 육성,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단순히 젊은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고참들이 앞장서 실력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후배들이 그 선배들의 좋은 기술과 습관을 배울 때 성공적인 리빌딩이 이뤄진다. 단순한 진리를 한화는 비싼 값을 치르고서야 깨닫게 된 셈이다.

2군으로 내려간 고참급 선수들은 이번 주 1군으로 돌아온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며 “컨디션이 올라온 선수들을 합류시켜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구단은 “이른 시일 내 팀 정상화를 위한 재정비·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선 구단의 쇄신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지금의 보릿고개를 극복하려면 선수 스스로의 각성이 절실하다. 특히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고참들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화의 연패 악몽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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