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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겪은 지략가 김학범(64)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이 K리그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자랑한다. 2004년 시즌 중 성남일화(현 성남FC) 감독 대행으로 시작해 허난 젠예(중국), 강원FC를 거쳐 2014년엔 다시 성남 지휘봉을 잡았다. 성남에선 리그(2006년)와 FA컵(2014년) 우승을 경험했다.
2017년 광주FC를 끝으로는 프로팀이 아닌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었다. 2018년부터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지휘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화려한 이력을 쌓았으나 한동안 K리그와는 거리가 있었다. 올 시즌 제주를 이끌고 7년 만에 복귀를 준비 중이다. 김 감독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하며 선수 선발을 위해 계속 현장에 있었다”라며 “K리그가 이전처럼 수비 축구가 아닌 압박 축구를 위해 수비 라인을 올린다”라며 최근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우리는 어느 팀을 가든 도전하는 운명이다”라며 “어디에서든 잘 깔린 양탄자는 없다. 우리가 깔면서 가야 한다”라고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1960년생인 김 감독은 복귀와 함께 리그 최고령 사령탑이 됐다. 도전에 나선 그에게 숫자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는 “어리다고해서 생각까지 젊고 신선한 건 아니다”라며 “선수들의 도전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노련함을 과시했다. 아울러 “나이, 숫자가 많아서 어렵다는 게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제주의 반등을 위한 선결 과제로 홈 승률 높이기를 꼽았다. 제주는 지난 시즌 홈 19경기에서 5승에 그쳤다. 승률이 26%에 불과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과 미팅하며 홈 승률을 50%로 끌어올리자고 했다”라면서 “그래도 홈이니 원정 승률을 조금 양보해서 60%까지 기록하자고 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제주에서 아시아 정상을 꿈꾼다. 그는 “K리그, FA컵 다 우승해 봤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라며 “제주도 1989년 이후 1부리그 우승이 없다”라며 함께 새역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시즌 목표 역시 단계별로 잡았다. 김 감독은 “우선 상위 6개 팀이 경쟁하는 파이널A에 들어가야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다”라며 “파이널A에 진입하면 ACL, 다음으론 리그 우승도 경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지난해 K리그 팬들이 아주 많이 늘었다”라며 “팬들이 더 즐길 수 있고 K리그가 하나의 문화가 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그는 “2024년에는 제주를 비롯한 축구 팬들에게 더 즐길 수 있고 행복한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