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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KBO리그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차세대 국대 에이스’ 구창모(23·NC 다이노스)에 대한 현직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솔직한 평가다.
올 시즌 구창모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처음 등장했을 때 돌풍을 보는 듯하다.
구창모는 31일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1위(1.55), 탈삼진 1위(99개), 다승 공동 3위(9승)를 달리고 있다. 쟁쟁한 외국인 에이스 사이에서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키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좌완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까지는 구창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이 스카우트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멘탈’이다. 그는 “구속은 빠르지 않은데 자신감이 뿜어져 나온다”며 “마치 이 세상 투수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투구폼이 간결한데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항상 일정하다. 마치 전성기 시절 스콧 캐즈미어(은퇴)를 보는 것 같다”며 “특히 점수를 많이 줄 부분은 마운드 위에서 표정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표정과 투구폼 만으로는 뭘 던질지 알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캐즈미어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좌완 선발투수다. 체격이 크지 않고 공도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통산 108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 스카우트는 ‘만약 구창모가 당장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다면 구단에 추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구창모가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국제대회에서 얼마나 통할지 지켜보고 싶다”며 “대표팀 경기나 한국시리즈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 김광현 등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국내에서의 활약도 있지만 국제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가능성만큼은 인정했다. 그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은 만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구창모가 어떻게 발전할지 유심히 지켜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