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스토브리그 흥행, 이대로 괜찮을까

구단 이기주의, FA제도 개선의 걸림돌
트레이드에 대한 보수적 움직임도 문제
스토브리그를 팬들의 흥미 유발 원동력으로 삼아야
  • 등록 2010-12-10 오전 8:39:51

    수정 2010-12-10 오전 8:39:51

▲ 한국프로야구가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높아진 팬들의 눈 높이를 따라가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한국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한산하다. 따져보면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특급 선수들의 FA 이적 정도가 아니면 늘 조용했던 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겨울이다. 최근엔 잇단 일본 진출로 그나마도 흥미가 반감됐다.

그저 그렇구나... 야구가 없으니 한산한게 당연하다... 며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야구 인기를 유지하고 끌어가 줄 동력 하나를 잃고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다.

프로야구의 겨울을 굳이 스토브'리그'라 부르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겨울에도 리그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 리그의 중심엔 각 팀별 전력 보강이 있다. 대형 신인 선수들의 등장과 기존 선수들의 변신 등이 주요 뉴스거리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구단간 선수 이동 뉴스가 그것이다. 스토브리그서 가장 폭발력 있는 소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독 한국 프로야구는 스토브리그의 진짜 동력이 신통찮다. 이제 어지간해선 팀을 옮기는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모두에 밝힌 것 처럼 팀 성적을 좌우할만한 거물급 선수들은 이미 일본의 레이더망 안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구단 이기주의 탓이다. 최대한 전력 유출을 줄이는 쪽으로만 규약이 정해져 있다보니 선수들의 이동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특급이 아닌 선수들에겐 오히려 독약이 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FA 보상 규정은 어지간한 선수들에겐 아예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를 만들어 버렸다. 올시즌에도 최영필 이도형 등은 FA를 신청하고도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영역에 버려져 있는 상태다.

메이저리그의 룰5드래프트 처럼 1.5군급 선수들의 이동이라도 활성화하자는 목소리는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몇몇 구단의 반대로 계속 늦춰지고 있다. FA 제도 개선을 해보겠다는 말만 매년 되풀이될 뿐이다.
 
트레이드도 그렇다. 당장 급한 불이 발등에 떨어져야 움직인다. 당장 1,2년의 손해도 원치 않는다. 구단의 10년 대계를 구상하며 통 크게 움직일만한 배짱 있는 구단은 극히 드물다.

게다가 최근엔 한국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더욱 발걸음 무겁게 만드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넥센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금 트레이드 관련 루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넥센 구단이 보다 투명하고 안정적인 구단 운영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살 얼음 걷는 듯한 불안한 스토브리그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자칫 스토브리그가 팬들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고약한 기간으로 전락할 위기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스토브리그를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다. 야구를 향한 팬들의 관심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기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스토브리그가 활성화되면 팬들은 그 나름의 즐길거리를 갖게된다. 트레이드의 손.익도 계산해보고, FA 선수 영입 이후 달라질 팀을 그려보기도 한다. 야구에 목말라 있는 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

돈 많은 특정 구단에 선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는 단지 유출만을 두려워 해 서로 장벽만 높이 쌓고 있다.

그러니 전력 보강을 위한 전략 같은건 애초에 크게 필요치 않다. 높다란 담 밑에서 그저 맥박만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모 구단 스카우트는 "우리나라 구단이 스토브리그서 가장 신경쓰는 건 외국인 선수다. 선수 빼앗길 걱정 없이 잘 뽑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치 로또를 맞히 듯 좋은 선수가 걸리면 최소 4강은 갈 수 있다는 희망까지 갖고 있다. 이것이 우리 구단들 고위층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중이 늘어날 수록 팬들의 눈 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단순히 치고 달리는 것 만으로는 그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없다.
 
팬들은 이제 이기고 지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 조용한 스토브리그는 우리 구단들이 팬심 변화에 여전히 둔감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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