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 위기를 기회로, 공연의 신(神) 나훈아의 마법

-심사위원 리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 등록 2021-02-18 오전 6:00:00

    수정 2021-02-18 오전 6:00:00

(사진=KBS)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 2020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무대는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 무대가 떠오를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혼란 속의 공연계가 온택트 콘서트로 눈을 돌리게 했던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더 라이브’ 무대를 떠올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폭넓은 계층과 세대가 매혹됐던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도 2020년을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추석에 KBS를 통해 방송된 이 온택트 공연은 시청률이 5%만 되도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시대에 29%(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고, 추석 연휴 내내 나훈아에 대한 이야기가 최고 이슈로 회자되도록 만들었다.

공연의 신(神) 중 한 명인 나훈아는 별 홍보 없이도 매년 전국투어 티켓을 오픈과 함께 매진시켜 왔기에 이 15년 만의 TV 공연에 관심이 모일 것으로 예상은 됐다. 하지만 공연 이후 20, 30대에서 팬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정도로 사회적 신드롬까지 일어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이런 결과는 나훈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공연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온택트 공연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대부분 오프라인 콘서트에 비해 팬덤 강화와 확장 측면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고 있다. 실제 스타를 직접 볼 수 있고 축제처럼 오감으로 즐기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따라가기에 온택트는 아직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사진=KBS)
(사진=KBS)
하지만 나훈아는 이번 공연으로 오히려 팬덤을 젊은 세대로 확장했고, 기존의 중장년층 팬심도 오프라인 콘서트를 더 열성적으로 기다리도록 만들었다. 온택트의 제약에 위축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연을 보여주면서 팬덤을 다지고 키운 것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나훈아가 가수로서 모든 것을 갖춘 희대의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가창력과 음색, 120곡이 넘는 히트곡을 만든 작사, 작곡 능력, 표정 제스처, 쇼맨십, 카리스마, 입담 등이 합쳐진 무대 장악력까지 그가 가진 모든 것들이 독보적 스타성으로 폭발하는 곳이 그의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 나훈아는 거대한 배 세트 위에서 ‘고향으로 가는 배’를 부르며 등장하는 오프닝에 이어 1부 고향, 2부 사랑, 3부 인생을 테마로 ‘명곡 옆에 명곡’ 무대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신곡들도 소개했는데 그 중 ‘테스형!’은 방송 후 젊은 층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총 30곡을 부른 이번 공연은 객석에 관객만 없는 점이 다를 뿐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한 나훈아 공연이 틀림없었다. 늘 그렇듯 한과 흥이 모두 넘치는 무대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몰아쳤다. 완벽주의로 유명한 나훈아의 공연답게 온택트 방식이라 아쉬울 수 있는 부분들이 느껴지지 않도록 연출과 CG, 무대장치 등으로 충실히 채워 놓기도 했다.

나훈아의 음악 세계는 트롯으로 분류되지만 컨트리, 블루스, 민요, 가곡 등 다양한 음악적 확장성을 갖고 있다. 이는 공연에서 다양한 장르와 콜래버가 가능하게 하는데 이날도 크로스오버, 포크, 국악, 록, 힙합 등 타 장르와의 퓨전 무대로 개인 콘서트지만 합동 페스티벌 같은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공연으로 나라를 들썩이게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나훈아 말고 또 있을까 싶다. 2020년 공연을 떠올리면,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에게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가장 우선할 듯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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