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브레이브걸스, 해체 위기 딛고 희망 아이콘으로

4년 전 발표곡 '롤린' 역주행 1위
포기 않고 무대서 최선·인성도 주목
'좋은 노래' 결국 인정
용감한형제와 신곡 작업 돌입
  • 등록 2021-03-26 오전 6:00:00

    수정 2021-03-26 오전 6:00:00

브레이브걸스(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4년 전 발표한 곡 ‘롤린’(Rollin)이 ‘역주행’ 끝에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모두 휩쓰는 파란을 일으키면서다. 이들은 ‘롤린’으로 음악 방송에 활동에 다시 나서 총 6개의 1위 트로피를 품었다. 각 방송사 간판 예능 프로그램도 잇달아 섭렵해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신곡을 발매하고 활동에 나서도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해체 직전까지 몰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며 대반전을 이뤄낸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신화는 ‘MZ세대’의 절대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밀보드’ 1위곡…유튜브 타고 음원차트로

‘롤린’ 역주행의 본격적인 시발점은 지난달 24일 한 유튜버가 업로드한 댓글 모음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는 브레이브걸스가 ‘롤린’ 활동 당시 군장병들의 열띤 호응 속 위문 공연을 펼치는 모습에 “이 노래를 들으며 군 생활을 버텼다”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차트에선 이미 1위였던 곡” 등 예비역 군인들의 재치 넘치는 댓글이 함께 담겼다.

조회수가 1300만건이 넘은 해당 영상이 유튜브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몰이를 하면서 브레이브걸스 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열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몇백명에 불과한 군인들이 열광적인 리액션으로 수만명이 운집한 스타디움 공연장 못지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낸 모습이 감동과 전율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했다.

브레이브걸스(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된 이후 당시 군대 내에서 선임 병사가 후임에게 ‘롤린’을 인수인계 하는 문화도 있었다는 후일담도 전해졌다. ‘방탄소년단 곁에 팬덤 ‘아미’가 있다면, 브레이브걸스에겐 ‘리얼 아미’가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음원차트로 이어졌다. ‘롤린’은 가파른 순위 상승세를 보인 끝에 아이유, 블랙핑크 로제 등 음원강자들이 발표한 신곡을 모두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역주행이 시작된 2월 4주차 ‘롤린’의 주간 스트리밍 양은 전주인 2월 3주차 대비 707% 증가했다. 이후 3월 1주차에는 2월 3주차 대비 무려 1만7842% 증가했다. 역주행 속 ‘롤린’ 음원파워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인성 좋은 그룹’ 찬사 더해져 “성공 돕자” 여론 형성

‘롤린’ 역주행은 노래에 대한 관심을 넘어 브레이브걸스를 향한 응원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롤린’뿐 아니라 이들이 지난해 발표한 또 다른 곡 ‘운전만해’까지 역주행에 성공했다. 한 팀의 노래 두 곡이 동시에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2011년 데뷔한 브레이브걸스는 입지를 다지지 못하다 보니 멤버 교체가 잦았고 공백기도 길었다. 현재 팀에 남아 있는 민영, 유정, 은지, 유나는 2016년 합류한 2기 멤버다. 대대적인 팀 재편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흙먼지가 날리는 작은 무대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공연을 했다. 또 친절한 모습으로 스태프들을 대하고 군 위문공연에서는 병사 한 명 한 명과 사진을 찍어줬다. 전 매니저의 “멤버들이 가족처럼 챙겨주며 배려해준 것은 물론, 퇴사 이후에도 생일을 축하해줬다”는 글도 화제가 됐다. 이 같은 미담이 퍼지면서 ‘인성 좋은 그룹’이라는 찬사까지 따라붙었고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을 돕자”는 여론이 형성되는 데 추진력을 더했다. 백령도를 포함해 총 65회의 위문공연을 펼치며 소규모 행사 무대도 마다하지 않았던 노력이 수년이 지나 결실로 돌아온 셈이다.

프로듀서 용감한형제(사진=이데일리DB)
여기에 ‘롤린’ 역주행 전 팀이 해체 직전 상황에 놓여 있었고 멤버들은 취업 등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짠한 비화는 반전 드라마의 서사를 강화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역전을 이뤄낸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 아이콘’을 넘어 ‘희망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다. 멤버 유정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각자의 자리에서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저희에게도 왔듯이 여러분에게도 인생 역전의 기회가 한 번쯤은 꼭 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취업난에 코로나19까지 더해 좌절감에 빠져 있던 MZ세대가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며 “그들의 스토리에 대리만족과 성취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래의 힘’ 증명…프로듀서 용감한형제 주가 껑충

‘롤린’과 브레이브걸스의 인기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노래의 힘’이다. 가요계는 매일같이 음원강자로 불리는 가수들이 신곡을 쏟아내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노래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역주행의 불씨는 금세 꺼진다. 역주행 시작 이후 4주째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롤린’의 기세는 노래의 힘 없이는 불가능했다.

‘롤린’은 발매 당시 비록 차트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숨은 명곡’으로 불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노래를 지지하는 마니아층이 존재한 덕분에 역주행 이후 신구 팬층의 관심이 맞물리며 시너지가 났다.

브레이브걸스(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자연히 ‘롤린’을 만든 음악 프로듀서이자 브레이브걸스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수장인 용감한형제의 주가도 껑충 뛰었다. 그동안 빅뱅, 씨스타 등과 호흡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써냈지만 정작 자신이 제작한 가수는 띄우지 못했던 용감한형제는 이번 성과를 통해 제작자로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용감한형제는 ‘롤린’ 역주행 이후 앨범 커버를 교체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을 발빠르게 받아들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투자자들은 소속 가수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CB(전환사채) 조기 상환을 청구하지 않으며 용감한형제에게 믿음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역주행 신화의 ‘숨은 공신’들인 셈이다. ‘롤린’이 수록된 앨범이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통해 제작됐다는 사실도 새삼 화제다. 크라우드펀딩은 주로 팬들이 참여한다. 팬들의 지원이 오늘의 성공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이다.

브레이브걸스의 향후 행보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롤린’을 이을 새로운 히트곡의 탄생이 필요하다.

프로듀서 용감한형제는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브레이브걸스의 컴백 앨범을 위한 신곡 작업에 돌입했다”며 “알차고 재미있는 새 앨범으로 대중이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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