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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6년 차를 맞은 임성재(26)가 2024년 PGA 투어 통산 3승을 위해 다시 달린다. 임성재는 5일(한국시간) 개막한 2024시즌 PGA 투어 개막전 더센트리(총상금 2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임성재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달 말, 이데일리와 만나 2023년을 돌아보고 2024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각오를 밝혔다.
먼저 임성재는 2023시즌에 90점의 후한 점수를 주며 “꾸준하게 경기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31개 대회에서 톱10에 9번 들었고, 톱25에도 19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5월부터 7월까지 약 2달 동안 10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을 5번이나 당할 정도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임성재는 “5월부터 피로가 많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니까 포인트를 쌓기 위해 무리하게 대회에 많이 나갔다. 스윙 밸런스도 무너졌고 성적이 안나오니 자신감만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임성재는 “당시는 힘들었지만 돌파구를 찾아 스윙 교정을 시도했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까지 출전했다. 마무리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임성재는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은 “제가 봐도 대단한 성과”라며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으로 치러지는 투어 챔피언십은 PGA 투어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낸 30명만 참가할 수 있는 특급 대회다. 임성재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출전 자체가 어렵게 여겨지는 이 대회에 5년 연속 참가했다. 한국 선수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이다.
이 때문에 임성재도 지난 5년 동안 가장 잘한 것으로 ‘일관성’을 꼽았다.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만으로 이를 증명했다. 또한 임성재는 201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2020년 혼다 클래식, 2021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등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도 저에 대해 ‘컨시스턴트하다(consistent·일관적이다)’고 얘기한다. ‘공이 휘지 않는다’, ‘똑바로만 간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2023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 의미가 크다.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 없이 PGA 투어에서 꾸준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참가했다. PGA 투어 대회는 너무나 많지만 아시안게임 기회는 좀처럼 잡기 어렵기 때문에 더 간절했다”며 “올해 개막하는 파리올림픽도 기회가 온다면 나갈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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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성재는 준우승을 기록한 적도 있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마스터스는 4번 정도 쳐봤기 때문에 코스도 잘 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6년 그이상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PGA 투어 현역 선수 중 투어 챔피언십에 연속으로 가장 많이 출전한 건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다. 마쓰야마는 9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했고,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이 기록이 끊겼다.
마지막으로 임성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리브(LIV) 골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밝혔다. 임성재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LIV 골프에 가는 게 맞겠지만, 저는 ‘명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라며 “PGA 투어는 정통이고 역사다. 명예로운 우승이 먼저”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는 “LIV 골프에는 관심이 없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도 다 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순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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