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시작 임성재 “우승했을 때의 ‘무아지경’ 다시 느끼고 싶다”[인터뷰]

PGA 투어 개막전 출국 앞두고 인터뷰
“지난해 90점…5년 연속 투어챔피언십 진출 큰 성과”
“5년 동안 내가 가장 잘한 건 ‘꾸준함’”
“LIV에는 관심 없어…선수는 명예가 가장 중요”
“우승할 때는 아무것도 안 들려…올해도 그런 기분 느끼고 싶다”
  • 등록 2024-01-05 오전 12:10:00

    수정 2024-01-05 오전 8:18:34

PGA 투어 6년차 맞은 임성재(사진=와이드앵글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벌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6년 차가 됐다. 신인상 받은 것, 5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낸 것 등 잘해온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승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2024년에는 우승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올해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6년 차를 맞은 임성재(26)가 2024년 PGA 투어 통산 3승을 위해 다시 달린다. 임성재는 5일(한국시간) 개막한 2024시즌 PGA 투어 개막전 더센트리(총상금 2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임성재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달 말, 이데일리와 만나 2023년을 돌아보고 2024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각오를 밝혔다.

먼저 임성재는 2023시즌에 90점의 후한 점수를 주며 “꾸준하게 경기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31개 대회에서 톱10에 9번 들었고, 톱25에도 19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5월부터 7월까지 약 2달 동안 10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을 5번이나 당할 정도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임성재는 “5월부터 피로가 많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니까 포인트를 쌓기 위해 무리하게 대회에 많이 나갔다. 스윙 밸런스도 무너졌고 성적이 안나오니 자신감만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임성재는 “당시는 힘들었지만 돌파구를 찾아 스윙 교정을 시도했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까지 출전했다. 마무리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임성재는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은 “제가 봐도 대단한 성과”라며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으로 치러지는 투어 챔피언십은 PGA 투어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낸 30명만 참가할 수 있는 특급 대회다. 임성재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출전 자체가 어렵게 여겨지는 이 대회에 5년 연속 참가했다. 한국 선수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이다.

임성재는 “사실 우승도 중요하지만 꾸준하게 치지 못하면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 예를 들어 꾸준하게 상위권에 오르는 선수는 동료들 사이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선수’라는 인식을 준다. 반면 우승을 한 번 했어도 기복이 있다면 큰 위협을 주지 못한다”며 “저는 꾸준함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임성재도 지난 5년 동안 가장 잘한 것으로 ‘일관성’을 꼽았다.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만으로 이를 증명했다. 또한 임성재는 201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2020년 혼다 클래식, 2021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등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도 저에 대해 ‘컨시스턴트하다(consistent·일관적이다)’고 얘기한다. ‘공이 휘지 않는다’, ‘똑바로만 간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2023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 의미가 크다.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 없이 PGA 투어에서 꾸준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참가했다. PGA 투어 대회는 너무나 많지만 아시안게임 기회는 좀처럼 잡기 어렵기 때문에 더 간절했다”며 “올해 개막하는 파리올림픽도 기회가 온다면 나갈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임성재가 4일 열린 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더센트리 연습 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사진=AFPBBNews)
임성재의 강점은 극한의 상황에 몰릴 때 무섭게 몰입하는 집중력이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 출전도 극적이었다. 까딱하면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지 못할 뻔했다. 페덱스컵 순위 32위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임성재는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공동 6위, BMW 챔피언십 7위로, 이 두 개 대회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덕에 페덱스컵 순위를 17위까지 올려 30명만 안에 성공했다.

임성재는 위기의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비결로 ‘멘탈’을 꼽았다. 임성재는 “집중력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면서 “한때는 경기에 몰입하면 아예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우승했던 대회가 2021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이다. 그는 올해도 이런 ‘무아지경’의 순간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임성재는 “작년에는 3~4홀 남기고 공을 물에 빠뜨린다든가, 가면 안 되는 곳으로 공을 보내서 연속 보기를 기록해 흐름을 끊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모든 대회는 마지막이 중요하기 마련이다. 올해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성재는 준우승을 기록한 적도 있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마스터스는 4번 정도 쳐봤기 때문에 코스도 잘 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6년 그이상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PGA 투어 현역 선수 중 투어 챔피언십에 연속으로 가장 많이 출전한 건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다. 마쓰야마는 9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했고,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이 기록이 끊겼다.

마지막으로 임성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리브(LIV) 골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밝혔다. 임성재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LIV 골프에 가는 게 맞겠지만, 저는 ‘명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라며 “PGA 투어는 정통이고 역사다. 명예로운 우승이 먼저”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는 “LIV 골프에는 관심이 없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도 다 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순박하게 웃었다.
임성재의 드라이버 티샷(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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